전년 동월比 6.5% 상승…인플레이션 둔화세 지표 확인금리 인상 우려 완화·외국인 수급 개선에 반등 기대감경기침체 우려·긴축 기조 여전…지나친 낙관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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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이 시장 예상과 같은 수준인 6.5%로 좁혀졌다. 14개월 만에 최소폭으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지표로 확인된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새해 들어 상승랠리를 펼쳐온 증시가 금리인상 우려 완화와 외국인 수급 상황과 맞물려 본격적인 반등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란 분석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2월 CPI는 전년 동월보다 6.5% 올랐다. 전년 대비로 5개월 연속 CPI가 감소한 것이다. 또한 6.5% 상승은 지난 2021년 10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소폭이다.

    지난해 6월 9.1%까지 치솟았던 CPI 상승률은 10월 7.7%로 둔화한 데 이어 12월에는 6%대 중반으로 내려온 것이다. 특히 12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월 CPI는 전월 대비로도 0.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1월까지 근원 소비자물가지수의 3개월 평균 상승률은 4.3%로 1년여 만에 최소폭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당장 오는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 폭을 25bp까지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2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25bp인상) 가능성을 96.2% 반영하고 있다. 빅스텝(50bp 금리 인상) 가능성은 3.8%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전망을 토대로 2023년 6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2%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 바가 있는데, 현재 상태가 유지된다면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는 더 빨라질 수밖에 없는 상태"라며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 수준이었으나 빠른 소비자물가 둔화가 확인되면서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금융시장에 긍정적"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선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진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 새해를 맞았지만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힘을 얻으면서 증시가 반등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코스피는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13일 기준 오전 10시10분 현재 코스피는 CPI 호재에 힘입어 전일 대비 1.19%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새해 들어 코스피에서만 2조원 가까이 순매수에 나선 외국인 수급 증가와 맞물려 당분간 코스피가 반등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선 현재 금융위기 시기 수준으로 떨어진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과 원화 강세 효과 등을 이유로 중장기적으로 외국인의 순매수 우위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새해부터 국내 증시에 업종 및 테마 간 급격한 순환매, 매크로발 불확실성에도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한 배경은 한국 증시에 대한 낮은 투자 비중, 원화 강세라는 단순 수급과 환율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외국인의 코스피 지분율은 과거 평균 33%인데 현재는 30% 이하"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에도 외국인들이 체감하고 있는 코스피 레벨은 2000선 이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중간중간 순매도가 일어나기는 하겠지만 중기적인 기조상 순매수 우위 전망을 전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내다봤다.

    시장의 너무 앞선 기대를 경계하라는 주장도 나온다. 연준이 현재 고강도의 양적긴축(QT)를 계속 진행하고 있고, 긴축 영향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이 2019년 상반기와 유사한데 그때도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됐지만 QT가 지속됐기에 결국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줬다"며 "금리인상 뿐 아니라 QT에 대한 중앙은행의 태도 변화가 확인돼야 진짜 증시의 변곡점이 나왔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소비자물가 둔화가 빨라지고 있다는 점은 경기둔화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며 "실제로 11월부터 세계 원유 소비가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전 분기 대비 0.0%로 수렴하고 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미국 경제지표도 12월을 기점으로 본격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