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2차전지 TOP 10’ 지수, 4%대 급락 … 테마형 지수 중 최하위지수 구성 종목 전반 약세 … LG엔솔, 국정자원 화재 여파에 9%대↓中 희토류·기술 수출 제한 강화 및 美 교통당국 테슬라 조사 겹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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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요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중국이 전략 광물인 희토류와 관련 기술의 수출 제한 조치를 강화한 점과 미국 교통당국이 테슬라 차량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점이 악재로 맞물리면서다. 글로벌 전기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자 2차전지 밸류체인 전반이 약세 압력을 받은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전장(2853.62)보다 119.07포인트(-4.17%) 급락한 2734.55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코스피(1.73%)·코스닥(0.61%) 지수 수익률을 밑도는 수준이며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테마형 지수 중에서도 꼴찌다.

    지수 구성 종목별로 살펴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9.90% 폭락했고 ▲포스코홀딩스(-3.66%) ▲에코프로머티(-3.55%) ▲에코프로비엠(-3.44%) ▲SK이노베이션(-1.81%) ▲에코프로(-1.69%) ▲포스코퓨처엠(-0.14%) 등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반면 SKC(0.87%), LG화학(0.54%), 삼성SDI(0.24%) 등은 소폭 상승했다.

    특히 LG엔솔의 경우 지난달 26일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의 발화점으로 지목되며 주요 이차전지주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해당 무정전전원장치(UPS)용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제작한 54V 리튬이온 제품으로 지난 2014년 8월 국정자원에 납품했다. 

    중국 정부가 전략 광물인 희토류와 관련 기술의 수출을 한층 강화하는 명시적 조치를 내놓은 점도 2차전지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9일 발표한 '역외(해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에서 사마륨·디스프로슘·가돌리늄·터븀·루테튬·스칸듐·이트륨 금속과 사마륨-코발트 합금, 터븀-철 합금, 디스프로슘-철 합금, 터븀-디스프로슘-철 합금, 산화 디스프로슘, 산화 터븀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했다.

    이 물자들은 해외 수출시 중국 상무부가 발급한 이중용도 물자(군용으로도 민간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물자) 수출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이 물자들을 함유·조합·혼합해 해외에서 제조된 희토류 영구자석 재료와 희토류 타겟 소재들도 수출 통제 대상에 넣었다.

    희토류는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터븀, 세륨, 란탄 등 17종의 금속 원소를 말한다. 전기차, 이차전지, 반도체, 우주·항공 등 첨단 산업 분야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첨단 산업의 '비타민'으로도 불린다.

    또한 미국 연방 교통당국이 테슬라의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인 FSD(완전자율주행)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개시했다는 점도 2차전지 밸류체인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9일(현지 시각) FSD 기능이 일부 차량에서 적색 신호를 무시하거나 반대 차선으로 진입 유도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약 290만대 테슬라 차량을 대상으로 결함 조사를 개시했다.

    NHTSA는 테슬라 FSD 모드 사용 중 발생한 교통법 위반 사례 58건을 조사하고 있다. 이 중 14건은 사고, 23건은 부상 사례가 포함됐다. 아울러 지난 8월 테슬라가 사고 보고 의무를 제때 이행하지 않은 정황도 포착돼 별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2차전지 등 대형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며 “미 교통당국이 테슬라 자율주행차 관련 조사를 착수한 영향으로 2차전지 밸류체인이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향후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이 미국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을 기반으로 한 구조적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주들은 최근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했지만, 향후 미 ESS 시장을 기반으로 한 구조적 성장 동력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배터리 셀 업체들의 실질적인 매출 증가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급증하는 미국 ESS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를 기점으로 매년 현지 신규 라인을 가동할 계획인데, 이에 따라 양사의 생산 캐파는 각각 48GWh, 31GWh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특히 ESS는 배터리 셀뿐만 아니라 완제품 형태의 시스템 단위로도 공급된다는 특성상 전기차 배터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판가를 기대할 수 있고 미국 내 생산 시 AMPC 새액공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어 수익성도 크게 제고된다”며 “이러한 요인들은 배터리 셀 업체들의 실적과 기업 가치를 시장 예상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주가 상승의 핵심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