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에너지 상승세 최고1월 한파에 연료비 부담↑고물가·난방비 폭탄에 서민 경제 휘청
  • ▲ 영흥 석탄발전소 ⓒ뉴데일리
    ▲ 영흥 석탄발전소 ⓒ뉴데일리
    연초부터 난방비 폭탄이 급습하며 허리띠를 졸라 매는 가구가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까스로 회복한 내수경기가 그칠 줄 모르고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연료 물가로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와 가스 및 기타 연료 물가 지수는 135.75로 전년 동월 대비 31.7%가 상승했다. 외환위기 시점인 지난 1998년 4월(38.2%) 이후 24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세다. 

    세부적으로 전기료는 1년 새 29.5% 상승했고 도시가스는 36.2%가 뛰었다. 또 지역난방비 상승률 역시 34%가 올라 지난 200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이런 난방비 급등은 지난해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인상이 공공요금에 뒤늦게 반영된 결과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4·7·10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인상됐다. 도시가스 요금은 작년 4·5·7·10월에 올랐다. 1월 강력한 한파가 몰아쳤던 만큼 서민들이 체감하는 연료비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허리띠를 졸라 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가계부 판매가 급등하는 등 '짠테크족'이 늘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1월 가계부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79%나 늘었고 뷔페와 레스토랑 등 외식 관련 e쿠폰도 같은 기간 435%나 판매량이 급증했다. 

    짠테크족은 편의점 타임세일과 구독 쿠폰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이 늘면서 도시락을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구독 쿠폰 이용자수 역시 20% 늘었다.  

    또 흠집이 있어 상품성이 떨어지는 못난이 농산물과 리퍼, 반품 제품의 인기도 어느 때 보다 높다. 11번가에서는 지난달 못난이 농산물 판매량이 한 달 전과 비교해 163% 늘었고 리퍼 TV 판매도 73%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너지 상승 여파로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소비를 줄이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다양한 이벤트 할인 제품을 찾는 이른바 '짠물' 소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