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11번가, LG CNS 등 상장 잠정 중단거시경제 불확실성, 금리 인상 따른 투자 위축 발목기업가치 제고 어려워... 성장 전략 수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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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기업공개(IPO) 시장의 한파가 이어지면서 국내 ICT 기업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자회사들의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꾀하겠다는 전략도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 SK스퀘어, LG CNS, 카카오게임즈, 넷마블, 스마일게이트 등 ICT 기업들이 자회사 상장 시기를 고심 중이다.

    KT 손자회사인 케이뱅크는 올해 IPO 대어로 꼽혔지만, 상장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당초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에서 IPO를 위한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기한 내 상장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케이뱅크의 몸값은 상장 추진 초기에는 8조원으로 평가됐지만, 현재는 4조원 안팎으로 반토막이 났다. 장외거래시장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주가는 3일 기준 1만750원으로, 최고점(2만2350원) 대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에 대내외 시장 상황을 고려해 IPO를 적기에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K스퀘어 자회사인 11번가 역시 IPO를 연기한 상태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올해 상반기 내 상장이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지만, 잠정 보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11번가의 투자 당시 기업가치는 2조 7000억원으로 평가받았지만, 현재는 1조원 중반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11번가는 시장 상황 회복을 지켜보며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SK스퀘어 자회사인 원스토어, SK쉴더스의 '공모 철회'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몸 사리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LG CNS도 지난해 5월 주관사 7곳을 꾸려 IPO 절차에 착수했지만, 구체적인 상장 시점을 조율 중이다. 이 회사는 SI 3사(삼성 SDS, SK(주) C&C, LG CNS) 가운데 유일한 비상장 회사로, 예상 몸값은 4~5조원 수준으로 거론됐다. 당초 상장 시점이 올해로 유력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시장 상황 등 제반 여건에 따라 추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의 라이온하트스튜디오, 넷마블의 넷마블네오, 스마일게이트의 스마일게이트RPG 등 게임사들의 IPO도 기약이 없는 상태다. 이들 자회사는 지난해부터 상장 준비에 들어갔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한 뒤 추진하는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IPO를 고심하는 배경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과 소비심리 침체 등 거시경제의 불안한 상황을 꼽고 있다. 무리한 상장을 추진할 경우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점에서다. 이렇게 되면 주주들의 이익 극대화를 실현하겠다는 모회사의 기업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IPO 목표는 기업가치를 제대로 받기 위한 것"이라며 "하반기까지 대외 시장 흐름이 지금과 같을 경우 상장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