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 수요 맞춤 최적경로 운행자율주행 연계, 교통수단 추가 다양화정류장 선택 등 시스템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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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지난 14일 파주 운정역 앞 버스정류장, 버스처럼 정해진 노선이 없지만 그렇다고 택시도 아닌 교통수단에 탑승했다.

    셔클은 현대차에서 개발한 플랫폼을 토대로 경기교통공사가 시범운영하는 수요응답형 교통수단이다. 파주와 세종에서 각각 9대와 28대를 운행 중으로, 시행한지 만 1년을 넘었다.

    해당 지역은 신도시 개발에 따라 교통 사각지대가 많은 지역으로, 교통 음영지역을 해소함과 동시에 데이터를 확보하기에 알맞다. 현대차 쏠라티를 개조해 만든 10인승 차량이 사용되며 누적 이용자는 100만명이 넘는다.

    셔클에 탑승해 버스처럼 교통카드를 찍으니 환승을 알리는 소리가 나왔다. 지정된 좌석에 앉으니 안전벨트를 착용하라는 안내 화면에 이어 설정한 닉네임과 함께 하차까지 걸리는 시간이 표기됐다. 앱 화면에서는 타는 곳과 내리는 곳까지의 이동 경로와 경유지, 도착시간도 알려준다.

    출근 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무렵 탑승한 셔클은 비교적 한가했고, 운정역에서 탑승한 승객은 혼자 뿐이었다. 운행하는 기사에게 바쁜 시간대를 묻자, 출퇴근 시간에 호출이 가장 많고, 오후 시간대에는 동승하는 형태로 탑승하는 젊은 엄마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같게 설정해도 정류장은 매번 달라질 수 있다는 안내 문구가 화면에 표시됐다. 차량의 이동 경로나 다른 승객이 요청한 위치에 따라 최적의 경유지를 시스템이 설정하기 때문이다. 기사는 실시간으로 운행 경로가 바뀌고, 이에 맞게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운행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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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셔클의 운행 시간은 파주 기준 오전 5시반부터 자정까지다. 기사 B씨는 “기사 26명이 모든 차량을 쉼없이 운행한다”며 “다만 심야시간대에는 3대만 운영한다”고 전했다. 운행 데이터가 쌓일수록 승객이 적은 시간대에 맞춰 효율적인 감차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셔클의 운행방식은 자율주행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호출에 따라 차량 이동 경로를 설정하고 대응하며, 승객의 승하차 때도 매뉴얼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호출한 승객이 정류장에 있지 않으면 최대 1분간 기다렸다가 출발하며, 시간 내 승차하지 못하면 요금은 자동 차감된다.

    이용료는 성인 기준 1450원으로 경기지역 시내 버스요금과 동일하고, 대중교통 환승할인을 적용해 다른 교통수단과의 연계하기도 편리하다. 이는 이동수단 선택과 연계, 결제를 포괄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서 지향점을 보여준다. 택시 호출 기능을 추가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전동 킥보드 외에 플랫폼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늘어날 전망이다.

    배차 시간과 사업성은 상충하는 부분이다. 오전 중에는 호출한 지 20여분 만에 5분 간격으로 도착하는 두 대의 차량이 배정됐다. 이후에 배정된 차량은 40분 뒤에 도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0대 이용자 A씨는 “출퇴근 시간대인 7시 전후로는 아예 차량이 배정되지 않는다”며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대라고 해도 미리 호출해두지 않으면 탑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용객 수가 이익이 날 만큼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증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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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객 대부분이 20-40대 젊은층으로 구성된 것도 디지털 전환에 따른 맹점이다. 셔클의 연령별 회원 분포는 20대 28.7%, 30대 24.7%와 40대 21.7%로 이들 세대 이용률이 75%에 이른다. 기사 B씨는 “탑승객 중 50대 이상 연령층을 본 기억이 거의 없다”며 “젊은 층만 사용해 과연 대중교통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셔클을 운행하는 기사는 시스템의 정류장 선정과 경로 설정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또 다른 기사 C씨는 “승객이 출발지로 설정한 위치 바로 건너편 도로가에 정류장이 있는데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하루에도 유턴을 50번은 한다. 때로는 갔던 길을 돌아서 다시 가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수요응답형 교통서비스는 향후 운행 시간대와 제한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차량 운행 데이터를 확보할수록 정교하고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장기적으로 자율주행과 미래 이동수단을 연결하는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제조사가 만드는 서비스는 기존 차량 호출앱과는 수익 창출 방법이나 수익 구조가 다를 것이라는 데 대해 소비자들의 기대가 높다”며 “이동 수단의 개념이 바뀌는 시대 흐름과 디지털 전환에 맞춰 개발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앱 활용에 접근성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