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역 "본사 외에 직원도 포항으로 이동해야" 주장지주사 직원 200여명, 대부분 서울·수도권서 업무 수행16일 이사회서 결론 못내, 포항 지역의 상생 자세 절실
  • ▲ 범대위가 지난 14일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대규모 상경집회를 진행한 모습. ⓒ뉴데일리DB
    ▲ 범대위가 지난 14일 서울 포스코센터 앞에서 대규모 상경집회를 진행한 모습. ⓒ뉴데일리DB
    포스코홀딩스 본사 소재지의 포항 이전을 두고 포항 지역사회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본사의 이전에는 양측이 공감대를 이뤘지만, 직원의 배치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포항 지역 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으로 구성된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지난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과 서울 포스코센터 등에서 대규모 상경시위를 가졌다. 

    범대위 추산 1000여명이 참가한 집회에 부담을 느낀 탓인지 포스코홀딩스는 16일 이사회에서 장시간의 토론에도 지주사 이전 안건을 확정하지 못했다. 

    이날 오전 이사회를 속개할 예정이지만 포스코가 기존대로 ‘본사 소재지는 이전하지만 직원 이동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게 된다면 범대위가 강력하게 반발할 것은 자명하다.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초 지주사 개편을 추진하면서 지역사회에서는 ‘홀딩스가 서울에 있으면 포항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고 나아가 포항을 떠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다가 포스코가 포항에서 차지하고 있는 상징성을 감안하면 포항 지역의 우려는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포스코가 해법을 모색해 이행을 하려고 절차를 밟는 순간에도 지역에서 압박을 가하는 걸 보면 ‘과도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포항시와 포스코는 지난해 2월 25일 ‘포스코홀딩스 소재지에 대해 이사회 및 주주설득과 의견수렴을 통해 2023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할 것을 추진한다’는 등 3개 항목에 합의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2월 16일 이사회, 3월 17일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의결되면 정관에 본사 소재지를 변경하려는 계획이었다. 

    범대위 등 포항 지역에서는 본사 외에 직원까지 포항으로 옮겨야 실질적인 이전 문제가 해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 ▲ 용산 대통령실 부근에서 진행된 범대위의 상경집회 모습. 
 ⓒ뉴데일리DB
    ▲ 용산 대통령실 부근에서 진행된 범대위의 상경집회 모습. ⓒ뉴데일리DB
    이에 대해 포스코홀딩스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난 16일 입장문을 통해 “기업 경영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고 반박했다.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3월 출범하면서 200여명이 편입됐다. 이들은 ▲경영전략 ▲금융 ▲법무 ▲홍보 ▲대관 ▲글로벌 협력 관련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업무 성격상 대부분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수행해서 지방으로 분산될 경우 오히려 경영 효율이 떨어지게 된다. 

    지주사 체제가 아닌 삼성이나 현대자동차를 제외한 SK, LG, 롯데, GS, HD현대, CJ, 두산 등 주요 대기업의 본사도 비슷한 이유로 서울에 위치해있다. 

    지역 사회가 기업 경영에 건설적인 의견을 낼 수 있지만 집단행동을 통해 주장을 관철시키려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 포스코그룹은 철강 일변도에서 벗어나 이차전지, 수소 등 다양한 미래 산업을 통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지주사 개편도 단행했다. 

    그러나 지역에서 당초 합의안을 넘어 단체 행동으로 압력을 가해 기업의 인력과 조직배치에 까지 관여하는 것은 과도한 요구를 넘어 기업의 발목을 잡는 일이다. 

    포스코도 지역 사회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노력을 더욱 기울어야 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포항 지역사회에서도 발전적인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상생의 자세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