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서 백내장 수술 후 사망 논란… 소염·항생제 부작용 추정

경기도 소재 대학병원에서 백내장 수술 후 사망한 환자가 발생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그 원인은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추정됐다. 의료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소염진통제와 항생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SBS 보도에 따르면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은 해당 대학병원 간호사 A씨를 투약해서는 안 되는 약물을 환자에게 주사해 사망하게 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최근 기소했다.

A씨는 2019년 12월 백내장 수술을 받고 병실에서 회복 중이던 50대 여성 B씨에게 소염진통제와 항생제를 주사했다. 검찰은 피부 알레르기 반응검사에 양성이 나왔던 약물인데도 이를 투여해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판단했다. 

본보가 확인한 결과, 논란이 되는 약물은 진통소염제 ‘아세클로페낙’과 항생제 ‘세프트리악손’으로 확인됐다. 이미 다수의 소송과 부작용 보고가 확인된 약물이다.

먼저 소염진통제 ‘아세클로페낙’ 관련 사망사례 보고가 있었다. 지난 2019년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심의위원회를 통해 이 약으로 인해 급성신부전·신증후군이 발생해 사망한 사건을 확인했고, 환자 측에 사망일시보상금과 장례비를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항생제 ‘세프트리악손’ 역시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한 사례가 확인됐다. 일선 대학병원서 운영 중인 지역의약품안전센터 등에서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60대 여성의 아나필락시스 쇼크로 인한 청색증이 발생했고, 40대 남성에서도 의식저하 등 문제가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에는 해당 약제 투여 이후 사망한 환자의 유가족이 제기한 소송에서 재판부가 환자의 손을 들어준 사건도 있었다. 당시 재판부는 “의료진이 이 사건 약물치료 전 부작용에 관해 설명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검찰의 기소 내용과 일련의 사례 등을 종합하면 부작용을 유발하는 약제가 원인이 돼 사망에 이른 것으로 확인된다. 병원 측이 아나필락시스 쇼크 등 부작용 관련 내용을 사전에 설명했는지, 피부 알레르기 반응이 나왔는데도 투여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을 두고 의료계 한 관계자는 “세프트리악손과 아세클로페낙 투여 이후 심정지가 발생했으므로 의료진은 즉각 아나필락시스 쇼크 발생을 의심해 ‘에피네프린’을 투여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관련 조치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의미하며 백신과 약물에 의한 심각한 부작용을 말한다. 치료가 지연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즉각적 치료를 위해 에피네프린을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해당 대학병원 측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지만 명확한 답변은 없었다. 병원 측은 “소송 중인 사안이므로 외부에 어떤 내용도, 입장도 밝히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