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보험사들 고배당 여전메트라이프 배당 270억→919억…순익·RBC비율 감소국내 재투자보다 본사 이익 챙기기 급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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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보험사들의 고배당 정책이 눈총을 받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순이익이 줄었음에도 배당을 크게 늘려 국부유출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해 12월 1주당 6489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배당금 총액은 918억6700만원으로 배당성향은 65.8%에 달했다.

    2021년 270억원의 중간배당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3.4배 가량 급증한 것이다. 배당성향도 15.4%에서 4.3배 대폭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기준 메트라이프생명 당기순이익은 1396억원으로 전년 동기(1537억원)보다 141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8.1%에서 6.8%로 1.3%포인트 떨어졌다.

    보험사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RBC) 역시 2021년 결산(218.4%) 대비 23.7%포인트 하락한 194.7%로 집계됐다. 중간배당 이후에는 RBC비율이 180.0%까지 떨어졌다.

    이에 대해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에 금리상승분이 실적에 반영돼 연간 당기순익이 전년 대비 90% 이상 상승한 3277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새로운 회계제도(K-ICS) 하에서 약 300%에 달하는 지급비율로 충분한 주주배당 능력을 갖췄다는 판단 하에 증액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미국 처브그룹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라이나생명도 고배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지난해 12월 중순 수시공시를 통해 주당 연간배당금이 전년(2만270원)보다 30.9% 증가한 2만6535원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총 배당금은 1413억원에서 1850억원으로 437억원 늘었다.

    배당성향은 전년(60.6%)보다 8.3%포인트 증가한 68.9%에 달한다. 라이나생명의 최근 10년 배당성향이 약 45%임을 고려했을 때 지난해 유독 높은 수준의 배당이 이뤄진 셈이다.

    홍콩계 AIA인터내셔널리미티드가 지분 100%를 보유한 AIA생명은 지난해 4월 공시를 통해 1주당 116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고 알렸다. 총 배당액은 700억원에 달한다. AIA생명의 배당액은 ▲2019년 560억원 ▲2020년 600억원 등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들 보험사의 경우 외국 금융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배당성향이 높을수록 국부유출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재투자되거나 국내 소비자에게 돌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외국계보험사가 원래 배당성향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비난만 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당금을 책정하는 기준은 회사마다 다르고 주주 이익을 보장한다는 시각에서 외국계 보험사의 고배당 정책이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 "외국계보험사는 국내 보험사와 달리 저축성 보험을 팔지 않고 보장성 보험 위주로 영업해서 자본확충 부담도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