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안정되며 일반회사채 급증변동금리 내세운 인뱅 주담대도 인기시중은행 주담대는 1조 줄어
  • ▲ 서울 시내 시중은행 영업점에 대출 안내가 붙어 있다ⓒ연합뉴스
    ▲ 서울 시내 시중은행 영업점에 대출 안내가 붙어 있다ⓒ연합뉴스
    시중은행을 향한 이자장사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은행을 두드리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은행대출에 기대야만 했던 기업들도 채권시장이 점차 안정됨에 따라 회사채 발행을 늘리는 모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잔액 신규취급액은 4조5219억원으로 1월 신규취급액 5조5000억원 대비 1조원 가량 줄었다. 두 달 연속 1조원씩 신규취급이 감소하면서 주담대 잔액도 418조6000억원으로 하락세로 전환했다.

    5%를 넘나드는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대출수요가 쪼그라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인터넷은행(인뱅) 대출규모는 늘고 있다. 지난해 출시 10개월만에 주담대 잔액 1조원을 돌파한 카카오뱅크는 올해 들어서만 5000억원 이상 신규취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중 지난해 신규취급분을 채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케이뱅크는 주담대 잔액을 공개하진 않지만, 적극적인 판매전략으로 상당 부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뱅크는 아직 주담대 상품을 취급하지 않는다.

    인뱅 주담대가 관심을 받는 것은 낮은 금리 덕분이다. 신규취급코픽스 기준 변동금리 상품 최저금리는 케이뱅크 연 3.91%, 카카오뱅크 연 3.92%다. 시중은행 대부분이 5%대 대출금리를 적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1%p 이상 저렴하다. 가장 금리가 낮은 KB국민은행 상품 최저금리는 연 4.92%다.

    시중은행이 주로 취급하는 5년 고정형(혼합형) 금리구간도 4.41~5.94%로 인뱅 주담대보다 비싸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고정금리가 유리하고, 하락기에는 변동금리를 선호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뱅 주담대 상품은 더욱 매력적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정점에 달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채권시장 금리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는 0.47%p 하락한 3.82%로 집계됐다.

    저렴한 인뱅 주담대를 찾아 기존 시중은행 대출을 대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4분기 주담대 대환실적은 25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상품 비교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금융상품을 고르는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졌다"며 "중도상환수수료 부담을 감수하고서도 갈아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으로 쏠리던 기업대출 수요도 회사채 시장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금감원이 발표한 1월 중 기업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 규모는 16조8923억원으로 전월 대비 52.7% 늘었다. 이 중 일반회사채는 6조1289억원으로 472.8% 폭증했다. 채권시장이 안정세를 찾으면서 회사채를 발행해 은행대출을 갚는 현상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설자금 비중이 줄고 차환 및 운영자금 비중이 증가하면서 일반회사채 순발행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은행 경쟁력이 주목받으면서 중금리 대출 의무 등 각종 규제완화로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은행 완전 경쟁체제 구축을 위해 인뱅에 달아둔 족쇄를 풀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27일 인뱅 3사와 만난 자리에서 중금리 대출 공급 의무 완화 가능성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개선책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