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필요시 금리인상 속도 상향"… IMF총재 "조기완화 안 돼"이달 '빅스텝' 밟으면, 금리역전 폭 1.75%p 벌어져… 역대 최대자금유출·환율 부담↑… 2월 보유외환 -46.8억불, 4개월만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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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다시 '빅스텝'(0.50%포인트(p) 금리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미 금리 차이가 역대급으로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른 투자자금 유출과 외환보유고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8일(이하 현지시각)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추가 금리 인상과 관련해 "아직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관련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도 "물가 안정 회복을 위해 당분간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요구된다.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오는 21·22일 FOMC를 개최해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미국의 노동시장은 과열 상태다. 미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8일 내놓은 2월 민간 기업 고용실적은 전달보다 24만2000개 증가했다. 1월(11만9000개)보다 증가 폭이 2배 이상 커졌다. 시장 전망치(20만 개)를 크게 웃돌았다. 앞서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6.4%)도 시장 전망치(6.2%)를 웃돌면서 연준 내 매파(통화긴축 선호) 목소리가 다시 커진 상황이다.여기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날 CNN 방송에 출연해 "(연준이) 현재의 (금리 인상) 경로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기 금리 완화에 반대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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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연준의 긴축이 한미 간 금리차를 역대급으로 벌릴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한미 간 금리 격차는 1.25%p 수준이다. 역대 최대였던 2000년 10월(1.50%p) 이후 22년여 만에 가장 큰 역전 폭이다. 연준이 이달 빅스텝을 밟으면 격차는 1.75%p까지 벌어진다. 가능성은 아주 낮지만, 다음 달 한국은행이 한 번 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연준이 5월에 추가로 스몰스텝(0.25%p 금리 인상)만 밟아도 금리 격차는 2.00%p에 이르게 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연준이 이달 빅스텝에 이어 두어 차례 스몰스텝을 밟을 거로 본다"면서 "다음 달 한은이 추격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을 점으로 찍어낸 자료)상 올해 말 금리 수준은 5.5% 수준이다. 김 교수 말대로면 미국의 최종 정책금리 수준은 5.75%까지 치솟게 된다.외환시장은 강달러가 점쳐진다. 9일(한국시각)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10원대 중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22.0원 급등하며 1321.4원에 거래를 마쳤다.한미 간 금리차가 벌어지고 강달러가 지속하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환율 방어 차원에서 외환보유고가 감소할 공산도 커진다. 지난 6일 한은이 발표한 2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4252억9000만 달러다. 1월 말보다 46억8000만 달러 줄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증가세를 이어오다 4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외환보유액에서 현금에 해당하는 예치금은 267억5000만 달러로 한 달 새 74억2000만 달러나 감소했다.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화를 시장에 파는 등 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준이 매파 기조를 유지할 경우 외환보유액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김 교수는 "국제결제은행(BIS)이 권고한 한국 외환보유고는 9300억 달러로, 우리는 현재 45.7%에 그친다"면서 "과거 외환위기 때를 보면 환율이 1600원대 정점까지 2년쯤 시차가 있었다. 앞으로 환율이 1500원 이상으로 더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이어 "외환시장의 충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한미·한일 관계가 빠르게 회복하는 만큼 2021년 말 종료된 6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와 함께 2중 안전장치로 과거 700억 달러 규모였던 한일 통화스와프도 재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통화스와프란 외환위기 등 비상시에 자국통화를 상대국에 맡기고 미리 정한 환율에 따라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차입할 수 있도록 약속하는 계약이다. 마이너스 통장처럼 급할 때마다 달러화를 빌려 쓸 수 있는 만큼 외환유동성을 확보하는 추가적 수단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