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파산에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커지며 금융시장 긴장시스템 리스크 확산 가능성 낮아 증시 영향 제한적 전망미 2월 CPI·PPI 지표 발표 앞두고 높은 증시 변동성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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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 금융시장도 긴장하고 있다. 증권가는 SVB 파산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3일 월스트리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지난 10일(현지시각) 불충분한 유동성과 지급 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SVB는 기술 스타트업 분야에 자금을 제공하는 전문 은행으로, 지난해 말 자산 기준 미국 16위다. 이번 파산은 2008년 저축은행 워싱턴 뮤추얼의 파산 이후 미국 역대 2위 규모 파산이다.

    특히 스타트업을 위한 자금 융통에 앞장서온 은행이었던 만큼 중소기업 줄도산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SVB 파산 충격은 영국과 캐나다 등 이 은행 지점이 있는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본사가 파산함에 따라 SVB 영국 지점 역시 파산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도 IT 기업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비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12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영국의 가장 유망한 기업들에 미칠 피해를 피하거나 최소화하겠다"며 "SVB 고객들의 단기 운영자금이나 유동성 수요가 충족되도록 바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캐나다 역시 뱅크런 우려가 번지고 있다. SVB 캐나다 지점은 지난해 기준 대출 규모가 4억3500만 캐나다달러(약 4145억원)으로 전년 대비 105.2% 뛰어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 금융시장도 SVB 파산이 야기할 후폭풍에 긴장하고 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10일 기준 24.80으로 지난해 12월 12일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지난 9~10일 이틀간 미국 은행주 주가가 크게 흔들리면서 이들 시가총액은 1000억달러(약 132조3000억원) 이상 증발했다. 

    증권가에선 이번 일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과 타 금융기관으로 신용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엇갈린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SVB는 순수익에서 순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72%로 절대적으로 예금과 대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은행으로 지난해 SVB의 이자비용은 무려 전년대비 980%나 급등했다"면서 "고금리로 유치된 예금이 대출이나 이자외수익 창출로 이어지지 못한 SVB만의 비효율적인 사업 구조 문제로 국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파산은 스타트업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가 초래한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라면서 "이러한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어 당분간 신용위험(credit risk)이 부각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SVB 파산으로 증시는 한동안 변동성 높은 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글로벌 증시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주요 지표도 잇따라 발표를 앞두고 있어 증시 긴장도는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요 경제지표가 잇따라 발표될 예정으로, 그 수치에 따라 금리 인상폭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주식시장은 좋은 지표는 나쁘게, 나쁜 지표는 좋게 해석할 것"이라면서 "연준 정책과 미국 경기사이클 전망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이 크게 갈리면서 주식 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 2월 고용 지표 발표 후 물가 지표가 대기하고 있어 현재는 하방 재료의 영향력이 큰 구간으로 판단한다"며 "코스닥은 코스피 대비 기술적 부담도 높은 상황으로 높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