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2일 FOMC… 베이비스텝 무게인플레 대응에 금융안정 변수 등장한은, 고물가와 경기둔화 엇박자 고심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미국의 통화정책 경로가 한층 완화적 기조로 전환될 전망이다. 또 미국 소비자물가(CPI) 역시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6%대를 기록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베이비스텝(O.25%p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긴축 강도가 약화될 경우,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추가 인상 압력에서 한층 자유로워질 수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SVB 파산에 따른 미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SVB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Fed가 오는 21~22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SVB 파산으로 분위기는 급 반전했다. 특히 SVB 파산의 주요 원인이 기업 부실 등이 아닌 급격한 금리인상이 지목되자 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더워치에 따르면 이달 기준금리를 0.5%p 올릴 것이란 전망이 70%를 넘어섰으나 파산 이후에는 0%로 뚝 떨어졌다. 

    지금껏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억제될 때까지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는 지난 7일 미 의회에 출석해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여 최종금리 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이후, 미 연준의 3월 빅스텝론이 힘을 얻고 나아가 최종금리 수준이 5%를 넘을 것이란 관측까지 나왔다. 
  •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한풀 꺾인 점도 미 연준의 긴축 완화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2월 미 소비자물가는 6.0%로 지난 2021년 9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인플레이션이 9%대에 도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큰 폭으로 둔화됐다.

    지금껏 미국의 빅스텝 가능성에 한국은행이 내달 금리인상을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 컸다. 한미 간 금리격차에 따른 부담 때문이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4.5~4.75%이고, 한국은 3.5%로 양국간 격차는 1.0~1.25%p다. 

    양국간 금리 격차가 커질 수록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 유출이 심해져 한은이 이 간극을 유지하는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높일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인상을 규모를 0.25%p로 조절할 경우 한은 역시 쫓기든 금리인상에 나서지 않아도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둔화 우려와 고물가 고착화라는 숙제를 짊어진 한은 입장에서는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다만 연준이 0.25%p 인상할 때 양국간 금리격차가 최대 1.5%p로 벌어지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전일 한은이 공개한 2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 6인 중 5명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데 같은 의견을 보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달 통화정책방향회의가 없다. 내달 11일로 예정돼 있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으로 은행 파산 등 금융부문의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했다"면서도 "연준이 추가 긴축에 조심스러워질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물가는 연준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으로 주거비를 제외한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인플레이션에 보다 더 강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줄었다"면서 "3월 FOMC에서 0.25%p 인상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