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내 일반가전 판매 비중 13.5% 그쳐경기침체로 신제품 축소… 브랜드 이미지 영향 “성장동력 마련에 역량 집중…재고관리로 비용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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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전자의 일반가전 판매가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업황이 둔화하면서 신규 제품 출시를 줄인 탓이다. 신일은 올해 재고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고 마케팅에 역량을 집중해 종합가전기업으로 변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24일 신일전자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일반가전 판매 금액은 27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342억원과 비교하면 약 20% 줄어든 수준이다.2019년을 기점으로 신일의 매출 내 일반가전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속 감소세를 띄고 있다. 2019년 약 20%에 달했던 신일의 전체 매출 내 일반가전 매출은 2020년 19.1%, 2021년 17.7%, 지난해 13.5%까지 하락했다.반면 전체 매출 중 계절가전 매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세다. 2020년 80.8%였던 계절가전 매출 비중은 2021년 82.2%, 지난해 86.5%로 증가했다. 계절가전은 특정계절을 겨냥한 가전제품을 뜻한다. 신일전자의 경우 업계 1위인 선풍기를 비롯해 써큘레이터, 이동식에어컨, 제습기 등 여름가전과 전기요 및 매트, 히터 등 겨울가전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특히 지난해의 경우 히터, 전기매트 등 동절기가전 매출이 크게 늘었다. 2020년 326억원에 불과했던 동절기가전 매출은 2021년 453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는 581억원으로 증가했다. 3년만에 78.2%가 증가한 셈이다. 전체 매출 내 동절기가전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8.9%에서 23.4%, 28.7%로 확대됐다.신일의 일반가전 판매 비중 축소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가전 수요 전반의 감소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일 관계자는 ”대외적인 환경을 고려해 지난해 예년보다 신규 카테고리 제품 출시를 축소하면서 일반 생활가전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동시에 특정 제품에 특화된 기업 이미지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일은 수십여 년간 선풍기 업계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국내 시장 점유율 39%를 차지, 2위 업체와 20%p가 넘는 격차를 유지했다. 고착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기 쉽지 않다보니 매출 쏠림도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신일은 2020년대 초반부터 종합가전기업으로의 변신에 나서왔다. 날씨에 따라 매출 변동이 큰 계절가전의 한계를 극복하고, 저렴한 중국산 제품에 맞서 사업다각화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다.창립 60주년이었던 2019년에는 종합가전기업으로의 도약을 공식적으로 선포하고 사업다각화를 목표로 사명도 신일산업에서 신일전자로 변경했다. 지난해에는 창립 63주년을 맞아 정윤석 대표가 “지속적인 혁신으로 일상의 행복을 높이는 종합가전 기업으로 도약하자”라는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신일은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고속탈수기 QLED TV, 펫 가전(퍼비) 등 현재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브랜드 ‘더톤’을 론칭하고 ‘더톤 스마트 TV’를 출시했다. 그해 말에는 일반 헤어 드라이어에 펫 케어 모드를 더한 ‘하이브리드 스탠딩 드라이어’도 선보여 반려동물을 보유한 가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회사는 올해 중장기적 실적 성장을 이뤄갈 수 있는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역량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대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예년보다 더 촘촘한 재고 관리를 통해 비용절감을 최대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또한 계절가전 기업으로 고착화된 이미지를 벗을 수 있도록 소비자 접점에서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다. 이와 관련 신일은 최근 tvN 주말드라마 ‘일타 스캔들’에 제작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해당 드라마에는 신일 전속 모델인 정경호 배우가 출연, ‘에코 음식물 처리기’를 자연스럽게 알리기도 했다.소형가전의 경우 소비 트렌드에 맞는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틈새가전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신일 관계자는 “이커머스 성장세가 돋보이는 것을 주목해 자사 스마트 스토어 운영을 강화하고 국내 유명 온라인 쇼핑 플랫폼과 전략적인 비즈니스 파트너쉽을 체결하는 등 온라인 비즈니스 경쟁력을 구축하는데도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