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도중 실시간 대응 통한 매출 극대화'미디어월' 통한 방송 영역 확대… 비용절감에 폐기물 감소도'큰손'으로 떠오른 MZ세대 위한 콘텐츠·모바일로의 변화
  • ▲ 생방송을 앞둔 스튜디오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생방송을 앞둔 스튜디오에서 준비를 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생방송을 10여분 앞둔 스튜디오는 마무리 준비로 한창이었다. 조명이 쏟아지고 있는 무대 위에는 곧 판매를 앞둔 상품들이 진열돼있었다. 무대 바깥에 설치된 화면에는 현재 무대와 함께 제품의 대략적인 정보와 상담 전화번호, 혜택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성적표… 스튜디오는 ‘ON AIR’ 

    지난달 30일 오후 찾은 롯데홈쇼핑 ‘080 스튜디오’는 롯데홈쇼핑이 운영하고 있는 총 7개 스튜디오 중 한 곳이다. ‘080’이라는 말은 약 264㎡(80평) 크기에서 따왔다. ‘120’, ‘250’ 등의 스튜디오 이름도 마찬가지다.

    이날 080 스튜디오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비타민이었다. 무대 앞쪽에는 쇼호스트들과 스탭들이 볼 수 있는 ‘콜판’이 설치돼있었다. 콜판에서는 생방송 진행 도중 실시간으로 판매되는 제품 수량과 세분화된 판매처, 그리고 부조정실에서 전달하는 메시지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무대 뒤쪽을 둘러싸고 있는 분홍색 벽이 눈에 들어왔다. 080 스튜디오에 설치된 ‘미디어월’은 롯데홈쇼핑이 2020년 말 선보인 LED 스크린 미디어다. 미디어월은 기존 목재 세트 대신 영상을 활용하는 등 가용 범위를 넓힐 수 있고,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별도 세트 설치와 해체·보관 비용을 절감하고 폐기물까지 줄일 수 있다.

    박성혁 롯데홈쇼핑 컨텐츠영상팀장은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 여행 상품을 판매한다면 미디어월을 통해 배경을 에펠탑으로 할 수 있다”면서 “제품에 따라 다양하고 능동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 생방송이 진행 중인 다른 스튜디오 모습ⓒ조현우 기자
    ▲ 생방송이 진행 중인 다른 스튜디오 모습ⓒ조현우 기자
    3층에 위치한 ‘120’ 스튜디오는 이미 생방송이 한창이었다. 이날 판매되는 제품은 냉장고였다. 쇼호스트들이 제품과 혜택에 대해 설명하며 마감이 임박했다고 말하자, 동시에 콜판에서는 ‘단정적 표현 주의’라는 문구가 떠오르기도 했다. 화면에서는 생방송 전에 촬영해둔 제품 컷이 송출되며 소비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었다.

    박 팀장은 “온에어 전에 스태프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어떻게 방송을 할 것인가에 대해 충분히 논의를 진행한다”면서 “콜판에서는 상황에 따라 멘트나 관련법상 심의, 자막 등을 내보내며 실시간으로 대응한다”고 말했다.
  • ▲ 부조정실에서는 전반적인 방송의 진행을 조율하고 실시간 대응을 지시한다ⓒ강필성 기자
    ▲ 부조정실에서는 전반적인 방송의 진행을 조율하고 실시간 대응을 지시한다ⓒ강필성 기자
    같은 시간, 2층에 위치한 부조정실은 스튜디오와는 달리 긴장감이 감돌았다. 부조정실은 비디오, CG, 오디오 등 현재 진행 중인 생방송을 총괄하고 운영하는 곳이다. 수많은 모니터에는 지금 송출되고 있는 화면과 대기 중인 카메라 화면 등이 비춰지고 있었다.

    부조정실 한쪽에는 경쟁사 채널과 공중파 방송 화면도 떠있었다. 경쟁사 프로그램이 끝나고 소비자들이 채널을 돌리는 이른 바 ‘재핑 타임’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찰나의 순간을 잡아두기 위해 쇼호스트들에게 미리 준비한 멘트를 지시하기도 한다. 부조정실의 판단에 따라 제품 판매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이유다.
  • ▲ 국내 홈쇼핑사 중 유일하게 구축하고 있는 3D스튜디오. 랜더링한 데이터를 다양한 콘텐츠에 활용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국내 홈쇼핑사 중 유일하게 구축하고 있는 3D스튜디오. 랜더링한 데이터를 다양한 콘텐츠에 활용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변화하는 홈쇼핑, 변해야 하는 홈쇼핑

    현재 홈쇼핑 시장은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 TV시청 인구의 감소와 더불어 MZ세대가 주요 소비 주체로 떠오르면서 시장 환경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TV시청에 익숙한 중장년층이 주요 타깃인 TV홈쇼핑과는 달리, 모바일 활용도가 높은 MZ세대는 주로 라이브커머스를 이용한다.

    롯데홈쇼핑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3D 스튜디오를 구축했다. 80여대의 카메라로 제품이나 사람을 동시에 찍어 합성 작업을 진행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3D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은 구매하고자 하는 가전이나 가구를 직접 디지털 공간에 배치해볼 수 있다.

    박 팀장은 “제품 뿐만 아니라 모델도 3D 모델링을 진행하기도 한다”면서 “롯데홈쇼핑의 가상인간인 ‘루시’ 역시 이곳에서 탄생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뀐 것은 기술만이 아니다. 타깃이 다르다보니 방식과 상품 구성에도 변화가 생긴다. 쇼 호스트가 일방적으로 상품을 소개해 주는 TV 홈쇼핑과 달리 실시간으로 채팅창을 활용해 제품에 대해 질문하고 쇼 호스트와 대화할 수 있는 것도 라이브 커머스의 특징이다.
  • ▲ 모바일 사용에 익숙한 MZ세대들을 위한 모바일커머스 콘텐츠도 확대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모바일 사용에 익숙한 MZ세대들을 위한 모바일커머스 콘텐츠도 확대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말 4층에 모바일커머스 스튜디오를 추가로 2개 신설했다. 기존 TV용 스튜디오와 병행하던 모바일 전용 스튜디오를 전용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현재 롯데홈쇼핑이 운영하고 있는 총 7개 스튜디오에서 모바일 전용 스튜디오는 3개다.

    일반 방송과는 달리 모바일커머스는 필요한 장비나 규모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소규모 인원으로도 즉시 대응이 가능하며, 야외 방송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66㎡ 크기의 스튜디오에는 무대와 부조정실, 송출 기능을 모두 담당한다. 론칭 한 달 만에 누적 조회수 230만회를 기록했던 유튜브 예능 채널 ‘내내스튜디오’도 이곳에서 촬영한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자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콘텐츠에서 소개된 상품을 판매하는 등 콘텐츠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