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력계열사 3599억원 투자… 효성화학 1위수요 선제 대응‧초격차 지속 차원인 듯“어렵지만 미래 성장 모멘텀 확보에 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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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성그룹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 가운데서도 3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에 집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래 최대 수준으로 코로나19 때를 뛰어넘는 금액이다. 선제적 투자를 통해 미래 수요에 대비하고 초격차를 이어나가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해 3599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효성화학과 효성첨단소재의 투자금액이 각각 1531억원, 1069억원으로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이어 효성티앤씨 471억원, 효성중공업 374억원, 효성 154억원 등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효성화학의 경우 지난해 실적악화에 따라 3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투자기조를 이어갔다. 

    세부적으로 보면 매출과 수익 증대를 위한 공장 신설 및 증설에 1189억원, 유지 보수를 위한 보완투자에 245억원, 합리화에 97억원을 지출했다. 당초 계획했던 금액 1786억원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단행한 셈이다. 

    효성화학의 투자금액은 베트남 법인의 폴리프로필렌(PP)/탈수소(DH) 공정 설비의 보수에 상당수 활용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중국 나일론 필름 공장에도 투입됐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효성화학은 작년 1월 238억원의 자본금을 출자해 중국에 효성필름 법인을 설립한 바 있다. 

    부침 가운데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고삐를 죄고 있다는 평가다. 효성그룹 주요 계열사(㈜효성‧효성첨단소재‧효성화학‧효성티앤씨)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3조원, 영업이익 31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8.7% 줄어든 수준이다. 중국의 봉쇄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직격타를 맞은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2021년 보다 투자금액은 늘렸다. 2020년 1344억원에 불과했던 효성그룹 주요 계열사 투자금액은 2021년 2042억원, 지난해 3599억원으로 3년간 167.8%가 늘었다. 

    재계에서는 효성그룹이 미래 먹거리 육성을 위해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선제적 투자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효성은 그간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회사의 외형과 수익성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스판덱스 사업이 대표적이다. 일찌감치 중국·베트남·터키 등지에 생산 공장 세웠고 2010년부터 글로벌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컸던 2020년에도 증설을 단행해 그룹 수익성 견인의 공신으로 거듭났다. 

    글로벌 1위에 오른 폴리에스터(PET) 타이어코드 또한 선제 투자의 결과물이다. 타이어코드는 타이어의 내구성과 주행성,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타이어 고무 내부에 들어가는 화학섬유다. 효성은 지난 1968년 국내 최초로 나일론 타이어코드를 개발한데이어 1978년 국내 최초 독자기술로 현재 타이어코드 시장의 주력 제품인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2000년대부터 글로벌 생산거점을 구축, 현재는 글로벌 점유율 50%에 달하는 글로벌 1위 타이어코드 생산업체로 자리잡았다. 

    효성 관계자는 “시장환경이 어려울 수록 선제적인 투자로 미래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