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회장측 공개매수 결과 철통보안의결권 기준 36% vs 38% 유력2라운드는 이사회 장악전장내매수, 백기사 포섭에 달려7%대 보유 국민연금 스탠스, 금융당국 조사변수
  • ▲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의 경영권 분쟁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고려아연의 지분 공개매수가 끝났지만 쩐의 전쟁은 더욱 확산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청약 결과를 철통 보안에 부치면서 주가는 공개매수가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영풍·MBK과의 경영권 분쟁이 계속돼 양 측에서 장내매수에 열을 올릴 것이란 기대감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가는 시초가 125만1000원에서 147만원까지 치솟았다. 상한가(147만9000원)에 거의 근접한 가격이다. 이익을 실현하려는 개인들의 물량을 기관들이 사들이는 국면이다.

    이는 고려아연과 우군인 베인캐피탈이 제시한 공개매수가 89만원에서 58만원(65.17%) 증가한 금액이다. 양 측 모두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한 까닭에 매수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개매수 청약 결과는 28일께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영풍·MBK가 공개매수 결과를 당일 공시했던 것과 대비된다. 지분경쟁이 소숫점에서 갈릴 여지가 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정보를 독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결과가 나와야 확실해지겠지만, 함께 공개매수에 나선 베인캐피탈의 최대 2.5%까지 더한다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의결권 지분은 36.4%로 추정된다. 영풍·MBK 지분 38.5%에 다소 못 미친다.

    하지만 고려아연의 기존 자사주(1.4%)를 우호세력에 매각해 의결권을 살리는 방안도 있고, 7.83%를 쥔 국민연금을 설득하는 방향도 거론된다.

    이번에 고려아연이 공개매수한 자사주는 소각된다. 최종 소각시 양 측 지분율은 고려아연 45~46%, 영풍·MBK 48~49%로 점쳐진다.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이상 향후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영풍·MBK 측은 이사회 교체를 위한 임시주총을 요구하고 있는데 시간을 벌어야 하는 최 회장 측은 일단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당분간은 최 회장 쪽에서 주도권을 쥐고 갈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들을 비롯한 '큰 손'들을 백기사로 끌어들이고 국민연금을 우군으로 설득하는 게 최대 과제다. 국민연금은 최근 5년간 고려아연 이사회 안건 92.5%를 찬성했지만, 이번에도 우군으로 남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국정감사에서 "장기적인 수익률 제고 측면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확답을 피했다.

    시세 조작을 겨눈 금융당국의 조사와 법적 분쟁도 변수로 남아있다. 영풍·MBK 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의 위법성을 거론하며 본안소송을 준비 중이다. 최 회장 측은 MBK 측의 주가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금융당국의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 피말리는 싸움이 계속될 것 같다"면서 "양 측 다 사력을 다하는 총력전인 만큼 작은 변수 하나에도 판세가 뒤바뀔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