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매출 경신했지만… 영업익 88.7% 줄며 수익성 악화“中 봉쇄정책에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업황 둔화”올해 세계 최대 액화수소공장 완성… 친환경 섬유·NFT 육성
  • 조현준 효성 회장.ⓒ효성
    ▲ 조현준 효성 회장.ⓒ효성
    효성그룹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지만 수익성은 크게 줄었다. 그동안 적극적인 신사업 투자로 위기를 극복해온 조현준 회장이 올해는 어떤 승부수를 보일지 주목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그룹 계열사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3조원, 영업이익 31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7% 늘었고, 영업이익은 88.7% 줄어든 수준이다.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매출 경신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 쳤다.

    특히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소재 삼총사의 수익성이 크게 줄었다. 중국의 봉쇄 정책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글로벌 업황이 둔화된 탓이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조8827억원, 영업이익 1236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3% 늘었지만 영업익은 91.3% 줄어든 수준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 3조9923억원, 영업이익 3616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1.4% 늘어났지만 영업익은 11.2% 감소했다. 효성화학은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 2조8766억원, 영업손실 3367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설비 문제로 베트남 법인의 생산 정상화가 더뎌졌고, 이로 인한 적자폭이 크게 확대됐다. 

    계열사 부진에 따라 지주사 ㈜효성도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았다. ㈜효성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조7193억원, 영업이익 649억원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2% 늘었지만 영업익은 89.8% 줄어들었다. 

    외부 환경 악화에 따른 업황문제와 전년의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부진 폭이 컸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조현준 회장을 포함한 임원들의 위기의식이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업황 개선이 점쳐지는 만큼 턴어라운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올해 주요 계열사들의 수익성 회복에 집중하는 한편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수소, 친환경 섬유, 대체불가토큰(NFT) 등 신사업 투자를 지속 해나갈 전망이다. 

    일례로 지난해 유일하게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효성중공업은 조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적극적으로 비용 절감과 신성장동력 사업 육성에 나서왔다. 중공업과 건설 부문의 주력 사업 수익성개선을 통해 실적 회복에 힘씀과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핵심 설비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액화수소 플랜트 및 충전소 구축 사업, 데이터센터 사업 등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적극 육성 중이다. 

    그 결과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 3조5101억원, 영업이익 1432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3.4% 늘었고, 영업익도 19.3%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작년 4분기 매출은 1조1975억원을 달성해 분기 최대를 경신했다. 2020년 441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2021년 1201억원, 지난해 1432억원으로 3년간 224.7%나 증가했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서도 “올해 우리에게 닥쳐올 경제위기는 지금껏 우리가 겪어보지 못했고 상상해 본 적이 없는 더 혹독한 시련이 될 것”이라면서도 “위기를 지혜롭게 헤쳐나가면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둔화와 고금리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지만 수소와 신소재 등 친환경 포트폴리오 전환과 신사업 발굴을 가속화해 지속 성장의 토대를 다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실제 조 회장은 최근 갤럭시아소그룹을 통해 육성하던 NFT를 주요 계열사로 가져오며 사업 확대 방안을 모색 중이다. 효성티앤에스는 이달 중순 신규사업으로 NFT 전문 포털 서비스인 ‘엔에프티타운(NFTtown)’을 런칭했다. 앞서 이달 초에는 효성티앤씨 베트남 동나이 법인 산하에 ‘팀 빅토리아(Team VICTORIA)’ 조직을 만들고 신사업을 발굴할 것을 주문한 상태다. 

    이와 함께 효성그룹은 올해까지 세계적 가스·엔지니어링 기업인 린데그룹과 함께 울산에 연산 1만 3000톤 규모의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 설립을 진행한다. 완공 시기에 맞춰 울산에 제 1호 액체 수소 충전소를 건립할 예정이다. 또한 전라남도에는 중장기적으로 총 1조원을 투자해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전남 해상의 풍력 발전으로 만들어진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하는 수전해 방식으로 청정 그린수소도 생산할 예정이다. 그린수소 생산설비에 들어갈 전력을 생산하기 위한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향후 그린수소 생산량을 최대 연산 20만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원재료 인상,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석유화학 계열 업황이 부진했다”며 “올해는 주오 원재료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며 스프레드가 개선되고 있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로 친환경 섬유 등 수요확대로 실적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