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문 4조 안팎 '적자' 전망'갤S23' 흥행 힙입어 실적 부진 만회"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 하향 조정도"
  • 삼성전자가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불황으로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14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이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7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3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기대비 매출은 10.59%, 영업이익은 86.08%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95.75% 줄었다. 영업이익은 2009년 1분기(5천9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이하를 기록하게 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7000억원 수준에도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실적 부진의 주요인은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한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날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 안팎의 적자를 냈을 것으로 관측됐다. 

    반도체 부문의 재고 수준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D램 생산이 감소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하 부진이 지속되며 재고는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2분기부터 본격적인 출하가 예상되고 있지만 고객사 재고 수준이 여전히 높고 서버향 수요 강도도 강하지 않아 재고 감소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D램 가격도 올해 1분기에 20%가량 급락했으며 당분간 하락세가 점쳐진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20% 급락했다. 가격 하락 폭은 2분기에 10∼15%로 둔화할 전망이지만, 올해 하반기에 수요가 회복할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공급업체 재고 수준이 높아 D램 ASP는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생산량이 크게 줄어야만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고 트렌드포스는 설명했다. 트렌드포스가 집계한 D램 종류별 1분기 ASP 하락률은 PC D램 15∼20%, 서버 D램 20∼25%, 모바일 D램 13∼18%, 그래픽·소비자용 D램 각각 18∼23% 등이다. 2분기 ASP 하락률 예상치는 PC·모바일·그래픽·소비자용 각각 10∼15%, 서버 D램 13∼18% 등으로 나왔다.

    삼성전자는 이날 메모리 반도체 감산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간 ‘인위적 감산’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삼성전자가 입장을 바꾼 것이다. 세계 1위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가 감산에 동참하겠다고 밝히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고 업황 반등도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갤럭시S23′을 앞세운 스마트폰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적자 폭을 그나마 줄였다. 

    지난 2월 출시한 갤S23 시리즈는 전작을 뛰어넘는 판매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글로벌 전 지역에서 고르게 전작 보다 높은 판매를 기록 중이며, 특정 지역의 경우 전년 동기 최대 70%까지 더 높은 판매를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프리미엄 판매 비중이 높은 유럽의 경우 전작 대비 1.5배의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글로벌 인구 대국 인도는 전작 대비 1.4배, 중동은 1.5배로 현지 시장에서의 높은 인기를 확인했다. 브라질과 멕시코 등 중남미 주요 국가들은 2월 24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이 지역은 전작 대비 1.7배의 높은 판매 성과를 기록 중이다.

    국내의 경우 최근 1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이는 전작과 유사한 판매 속도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한국, 미국, 유럽, 동남아, 중남미, 인도 등 약 130여개국에서 갤럭시 S23 시리즈를 출시했다.

    오는 4월 20일 일본 출시와 함께 이달 중 아프리카와 서남아 일부 국가를 마지막으로 갤럭시 S23 시리즈의 글로벌 출시를 완료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IT 수요 부진 지속에 따라 부품 부문 위주로 실적이 악화되며 전사 실적 전분기 대비 큰 폭 하락했다"며 "메모리는 매크로 상황과 고객 구매심리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및 다수 고객사의 재무 건전화 목적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줄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반도체 감산을 공식 인정했다.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조 입장을 바꾼 것이다. 

    메모리 시장 2위 SK하이닉스와 3위 마이크론, 4위 키옥시아 등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감산에 돌입, 올해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혔고 설비투자도 내년 이후로 미뤘다. 세계 1위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까지 감산에 동참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세도 진정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당사는 그 동안 메모리 시황에 전략적인 대응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특정 메모리 제품은 향후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확보했다는 판단 하에 이미 진행 중인 미래를 위한 라인 운영 최적화에 추가로 공급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생산 계획은 하향 조정했으나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전망된다"며 "필수 클린룸 확보를 위한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고 기술 리더십 강화를 위한 R&D(연구개발) 투자 비중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