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식·절차 깨고 적극 행보내부점검, 장악력 강화, 비은행 독려은행장 선임, 증권·보험사 인수 등 속도 낼 듯당국과의 호흡도 정상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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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자회사와의 소통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임 회장은 이날 우리글로벌자산운용과 우리자산운용, 우리PE자산운용,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펀드서비스 등 자산운용과 관련된 5개 자회사를 찾는다. 다음날인 12일에는 우리카드와 우리에프앤아이, 우리신용정보, 우리종금, 우리경영연구소 등 나머지 자회사를 방문한다.

    지난 4일 우리벤처파트너스(옛 다올인베스트먼트) 방문을 시작한 지 불과 1주일만에 우리은행을 제외한 14개 자회사를 찾는 숨가뿐 일정이다. 통상 금융지주 회장 취임 이후 자회사별로 업무보고를 받은 뒤 방문일정을 조율하는 관례와 차별화된 행보다. 현장 소통경영을 통한 빠른 조직장악이 시급한 임 회장이 꺼낸 특단의 조치로 전해졌다.

    임 회장은 지난달 24일 취임식에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금융지주들이 은행 이자수익에 안주한다는 인식이 '돈 잔치' 비판을 불러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14개 비은행 계열사들의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해지면 자연스럽게 그룹 시너지 효과가 일어난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조직을 다잡은 임 회장의 다음 행보는 우리은행장 선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은행권 최초로 4단계로 꾸려진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거쳐 내달 말 최종 내정자를 확정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장 인선이 끝나면 증권·보험사 인수 등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한 본궤도에 들어설 전망이다.

    임 회장의 거침없는 행보는 회장 선임을 둘러싸고 껄끄러웠던 금융당국과의 관계를 말끔히 풀어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당국이 지배구조 개선과 내부통제 강화를 기치로 내세운 상황에서 전임 회장과 엮인 제재 수위를 둘러싼 갈등은 내부 현안을 해결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취임 전 내정자 신분으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에는 직접 금융위를 찾는 등 금융당국 수장들과 공식적인 스킨십을 늘렸왔다. 지난달 30일 우리은행 영등포 시니어플러스점 개설식에는 이 원장을 초대해 상생 금융을 설명하는 자리도 가졌다. 임 회장이 취임을 전후해 금융당국 수장을 만난 것은 최소 일곱 차례 이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여러 지주 회장 선임 문제를 두고 분위기가 냉각되면서 지난해 마련했던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정례 간담회가 없던 일이 됐다"며 "임 회장이 적극적인 현장과의 소통에 나서면서 다른 금융지주들과의 소통면도 넓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현장소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임 회장이 만난 자회사, 금융당국, 노조(왼쪽부터 시계방향)ⓒ뉴데일리DB
    ▲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현장소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사진은 임 회장이 만난 자회사, 금융당국, 노조(왼쪽부터 시계방향)ⓒ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