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사우디 PIF 6천억 실탄 확보... SM 인수전 활용네이버,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및 투자부와 디지털 전환 협력글로벌 수익화 차원... 내수용 꼬리표 뗄지 관심 집중
  • 네이버와 카카오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손잡고 해외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막대한 오일머니를 보유한 사우디와의 전방위 협력을 통해 글로벌 수익 창출을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는 이달 초 사우디 PIF로부터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PIF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로 대표적인 중동의 오일 머니로 꼽힌다.

    카카오엔터는 중동은 물론, 전 세계로 K-콘텐츠 영역을 넓혀나가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사우디로부터 확보한 실탄으로 세계적인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를 품은 것도 그 일환이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IT 기술과 SM엔터의 IP를 결합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네이버도 사우디 정부의 국책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 및 투자부와 디지털 전환에 협력하기로 한 것. 네이버는 네이버랩스, 네이버클라우드와 디지털 서비스 구축 등 ICT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포괄적으로 협력한다.

    대표적으로 사우디 도시 단위의 시뮬레이션 및 모니터링을 위해 팀 네이버의 AI·로봇 기반 디지털트윈 기술 솔루션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가 제공할 '슈퍼 앱(가칭)'도 팀 네이버의 초대규모AI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사우디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진행한 배경으로는 글로벌 수익화 구축에 있다고 내다본다. 성장이 정체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부터 회사 전략을 '해외 시장 공략'에 방점을 찍고, 글로벌 회사와의 인수합병(M&A) 및 투자를 활발히 진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카카오는 지난해 매출 7조 1068억원 가운데, 해외 매출은 1조 3987억원에 달한다. 사상 첫 1조원을 기록한 데다가 전년 대비 121% 증가한 수치다. 특히 북미 매출액은 2804억원으로 2021년 대비 760% 늘어났다.

    네이버도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6694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일본 매출의 경우 2021년(1667억원) 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4368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을 카카오는 30%, 네이버는 20%로 책정했다"며 "양사가 내수용 타이틀을 떼고 글로벌 격전지에서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