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조 넘게 줄었다가 다시 증가정기적금 잔액 37조9878억… 8970억↑부동산 침체 길어지고 증시까지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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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수신금리 인하에도 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되는데다, 환율과 증시 불안까지 겹치면서 안전한 곳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총수신잔액은 1878조881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1871조5370억원에서 7조3449억원 증가한 규모다.감소세를 나타냈던 정기예적금 잔액이 증가세로 돌아선게 눈에 띈다. 정기예금 잔액은 805조7827억원으로 전월보다 4443억원 늘었다. 3월 10조3622억원이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정기적금 잔액도 37조9878억원으로 8970억원 늘었는데 이역시 3월에는 2312억원 감소했었다.반면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잔액은 111조6452억원으로 4조3310억원 줄었고, 요구불예금은 608조9652억원으로 10조2996억원 감소했다. 투자를 위해 언제든지 출금할 수 있는 계좌로 옮겼던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자 다시 정기예적금으로 회귀한 것으로 분석된다.NH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3.4~3.46%로 한국은행 기준금리(3.5%)보다 낮다. 지난달 물가상승률(3.7%)만 못한 금리에도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발길을 돌리는데는 경기침체 우려가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는 "경제성장 하방리스크가 여전히 크다는 점, 물가상승률 둔화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점, 금융불안 관련 잠재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와 국내외 경제의 전개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금통위원의 말이 담겼다.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도 본격화 되면서 1분기 전국 인허가 면적은 작년보다 8.5% 줄었고, 착공면적은 28.7% 급감했다. 인허가 동수 역시 다세대·다가구를 중심으로 21.7% 감소했다. 건축 인허가 이후 착공까지는 대체로 1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인허가 실적은 미래 건설경기의 선행 지표로 꼽힌다.온라인조사 전문업체 피앰아이가 전국 만 19~5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5.5%는 경기가 더 나빠질 것이라 대답했고, 좋아질 것으로 보는 비율은 18%에 그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멈췄다는 전망이 강함에도 당분간 고금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안전한 투자처를 찾는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