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보험료 15조 육박IFRS17 대응 공동재보험도 인기코리안리 점유율 65%… 8개 외국계 35%
  • ▲ 2021~2022년 재보험 수익 및 시장점유율 현황.ⓒ금융감독원
    ▲ 2021~2022년 재보험 수익 및 시장점유율 현황.ⓒ금융감독원
    지난해 재보험사들이 거둬들인 보험료가 1년새 2조원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이 보장성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면서 재보험 수요가 불었기 때문이다. 올해 IFRS17 도입이 본격화된데다 공동재보험 수요까지 증가하고 있어 장밋빛 전망이 예상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재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9개 전업 재보험사(코리안리·스코리·스위스리·뮌헨리·RGA·퍼시픽리·제너럴리·하노버리·동경해상 등)의 수재보험료는 총 1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12조9000억원에서 2조원(15.3%) 가량 늘어난 수치다.

    금감원 측은 "재보험 수익이 증가한 것은 공동재보험 거래 및 새 자본규제(K-ICS) 등에 대응하기 위해 재보험 활용이 늘어난 것에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재보험은 보험사가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드는 상품으로, 흔히 보험사를 위한 보험이라 불린다. 보험사가 위험 관리 목적으로 보험 계약의 책임 전부 또는 일부를 재보험사로 넘기는 식이다.

    재보험 수익이 늘고 있는 배경에는 최근 시장 여건이 자리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올해부터 도입되는 IFRS17를 대비해 보장성 상품 활성화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IFRS17에서는 보장성 보험이 저축성 보험보다 손익이나 건전성 면에서 유리하다.

    보장성 보험 판매가 증가할수록 보험사가 짊어져야 할 잠재적 위험이 늘어나는 만큼, 이를 분산하기 위한 재보험의 필요성이 함께 커지는 구조다.

    수재보험료 기준 전업 재보험사의 시장점유율은 87.8%이며, 회사별로 ▲코리안리 65.1% ▲스코리 8.3% ▲스위스리 5.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일의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한 가운데 외국계 8개사 지점이 서로 경쟁하는 구조다.

    수재보험료 중 국내 거래는 11조6000억원(77.9%)이며 해외 거래는 3조3000억원(22.1%)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업 재보험사의 영업손익(재보험+투자)은 3107억원으로 전년(3418억원) 대비 311억원(9.1%) 감소했다.

    재보험 손익은 지난해 태풍(힌남노) 등에 따른 일반손해보험 보험금이 크게 증가하면서 전년(153억원)보다 93억원 감소한 60억원을 거두는데 그쳤다.

    투자손익도 금리상승으로 이자수익은 증가한 반면, 환율변동에 따른 파생상품 손실이 크게 늘어나면서 2011년(3265억원)보다 218억원 줄어든 304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부터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기반으로 보다 정교하게 리스크를 측정하는 새 지급여력비율인 K-ICS가 적용됨에 따라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개선의 일환으로 다양한 재보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원보험사들의 공동재보험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공동재보험은 사고 발생에 따른 보험리스크와 금리 변화에 따른 부채 규모 변동 등 금리리스크를 재보험사로 이전하는 보험으로, IFRS17 도입으로 보험부채 구조조정이 필요한 보험사가 주로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가 재보험을 리스크관리 및 재무건전성 제고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유럽 및 북미 등 주요 재보험시장에서 역량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해외 감독기관과 협력 및 제도적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