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 부실 수면 위로1분기 NPL 잔액 3조8240억요주의 6조4203억 5년래 최대치37조 코로나 대출 초비상
  • ▲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관련 현수막에 걸려 있다.ⓒ연합뉴스
    ▲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관련 현수막에 걸려 있다.ⓒ연합뉴스
    경기 하강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대출 연체율이 치솟는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의 부실채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1분기 고정이하여신(NPL) 잔액은 3조824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4조3653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금융사 대출은 건전성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뉜다. NPL은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에 해당되는 채권으로 회수 가능성이 극히 낮은 자산으로 평가된다.

    NPL은 아니지만, 잠재부실을 나타내는 요주의여신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연체기간이 3개월 미만이지만 향후 부실채권이 될 가능성이 높은 채권이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요주의여신은 6조4203억원으로 2018년 3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들은 예년의 2~3배에 달하는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건전성 관리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4대 금융지주가 1분기 쌓은 충당금은 1조7338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7199억원 대비 2.4배 증가했다. 연체채권 정리 규모도 늘려 부실채권을 걷어내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요주의여신이 NPL로 넘어가면 쌓아야 하는 충당금을 2배로 늘어난다. 금융당국은 요주의여신은 10%, NPL은 20% 충당금을 쌓도록 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부동산 상승 시작점인 2018년 전후 5년 고정형 주담대를 빌린 차주들이 변동금리로 전환되면서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지원한 대출 상환 및 만기 연장 조치가 오는 9월 종료되면 부실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5대 시중은행의 코로나19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 잔액은 36조7000억원에 달한다. 만기연장은 은행과 협의를 통해 2년 더 연장할 수 있지만, 상환유예는 당장 10월부터 빋을 갚아야 한다.

    은행들은 상환유예 대출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올해 하반기가 건전성 관리의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가 커지면 2금융권이 소화할 수 있는 부실채권 규모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며 "연쇄 부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