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새 2배 넘게 상승 '34%' 처지… 韓 점유율 4.7%p↓IRA 美 진출 막히자 EU 집중 투자 나서박철완 교수 "자금 투입 위험… 원점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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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미국 진출에 난항을 겪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확보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형국이다.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전날 ‘글로벌 배터리의 최대 격전지, 유럽연합(EU) 배터리 시장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중국의 EU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지난 2020년 14.9%에서 지난해 34%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68.2%에서 63.5%로 줄었다.EU는 역내 배터리 제조역량을 강화하고 재활용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글로벌 배터리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유럽 전기차 시장은 중국에 이어 전 세계 2위다. 지난해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약 162만대로 미국(약 80만대)보다 2배 이상 높았다.오는 2030년 EU가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의 약 4분의 1을 차지할 전망이다. EU산 배터리 공급 비중은 2022년 11%에서 2030년 19%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많은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이 EU 내 신규 설비투자 및 증설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특히 중국으로선 IRA로 미국 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만큼 EU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배터리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는 반면, EU는 중국 기업 투자 유치에 개방적이기 때문이다.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배터리 제조사 제품이 가격 대비 성능도 충분하고 품질도 안정화됐다는 분위기”라며 “중국 CATL은 이미 독일에서 생산을 시작했고, SVolt도 헝가리 생산기지 연 100기가와트시(GWh) 등이 추가로 가동돼 고객사 확보가 이뤄지면 (중국 기업 시장 점유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산업의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박 교수는 “중국과 우리는 경제 규모 자체가 달라, 무작정 정부의 자금 지원규모만 늘리면 향후 더 큰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지금은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수정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