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 자제령 완화특례보금자리 실행 앞둬… 더 늘어날 듯"조달여건 우호적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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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가 안정세를 찾으면서 은행들의 채권발행에 물꼬가 트이고 있다. 예적금보다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발행액은 14조2800억원으로 3월(10조600억원)보다 4조원 이상 늘어났다. 은행채 발행은 이달 들어 더 가속도가 붙어 전일까지 13조2000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순상환 규모도 3월 7조3100억원, 4월 4조6400억원, 5월 16일까지 2조3300억원으로 매달 줄어드는 추세다.반면 은행 예적금 금리는 지속적인 하향세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전국 19개 은행의 39개 예금상품 중 6개의 기본금리가 연 2%대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은 연 2.9%, 하나은행 정기예금은 연 2.6%였다.은행이 예적금 유치보다 채권발행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완화가 주효했다. 지난해 11월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혼란 이후 내려진 은행채 발행 자제령이 지난 3월 다소 풀렸기 때문이다.은행들은 현재 월단위로 만기도래 물량의 125%까지 발행하도록 제한하는 지침도 완화할 것을 건의하고 있다.지난달까지 30조9000억원 신청된 특례보금자리론 대출 실행을 앞두고 실탄을 장전할 요인도 커졌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금융공사가 주택저당증권(MBS)를 발행해 재원을 마련하는데 시중은행이 일정비율을 의무매입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기 때문이다.시중은행 한 채권운용 관계자는 "금리 인상에 따른 역머니무브현상은 거의 끝났다는 판단"이라며 "상환부담이 덜한 채권발행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예적금 금리의 하락세 속 채권수요가 몰리면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은행채 발행이 늘어나면 자금조달비용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변동금리 지표로 활용되는 은행채 1년물(무보증 AAA) 금리는 연 3.699%로 지난달 17일 연 3.538% 대비 161bp(1bp=0.01%p) 올랐다.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채 발행이 이전 대비 증가하면서 수급적인 관심이 다시 형성되기 시작했고 은행채 스프레드 또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며 "4대 시중은행의 예대비율이 하락하는 등 조달 여건이 아직 우호적인 상황에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