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이후 최고치고정 3.63~5.49%, 변동 3.97~5.995%당국도 고정형 신잔액 코픽스 권고
  • ▲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영업 창구 모습ⓒ연합뉴스
    ▲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영업 창구 모습ⓒ연합뉴스
    신규 대출자의 절반 이상이 고정금리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변동을 겪은 차주들이 변동금리 상품을 꺼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신규취급된 시중 예금은행의 가계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57.5%로 집계됐다. 직전달 48.3% 보다 9.2%p 급등했다. 변동형 금리 대출 비중은 42.5%였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50%를 넘어선 건 지난 2020년 1월(50.2%) 이후 38개월만이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연 0.5%까지 내린 통화정책 영향으로 변동금리를 선호했던 심리가 고정금리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3월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016년 7월 57.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정금리를 선호 현상은 대출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싼 이례적 현상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고정형 상품 금리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게 측정돼 변동형 상품보다 비싸다. 하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정점에 달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고정형 상품 금리가 싼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해 말에는 고정금리 지표로 활용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단기물 금리보다 낮아지는 장단기 금리 역전도 벌어지기도 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이날 기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63~5.49%를 기록했다.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는 3.97~5.995%로 나타났다. 향후 금리가 떨어질 것을 감안해 은행들이 변동형 상품에 리스크 프리미엄을 얹은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은행의 KB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고정형 주담대 상품에 1.19%의 가산금리를 더한 반면, 변동형 상품에는 최대 2.54%를 반영하고 있다.

    고정금리를 장려하는 금융당국 정책도 주요 요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고정금리 상품 확대를 주요 과제로 내세웠다. 변동금리를 적용하더라도 금융채나 신규취급액 기준 COFIX(코픽스) 대신 신잔액 코픽스를 지표로 활용하는 것을 권고한다.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해당 월에 취급된 조달비용이 즉각 반영되지만,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요구불예금 등 금리가 낮은 결제성자금도 포함되기 때문에 변동폭이 작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달 초 TF회의에서 "대출상품들이 상대적으로 금리변동 리스크에 많이 노출돼 있는 만큼 금리변동 진폭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노력이 긴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