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온실가스 배출량 10대건설 평균 '3.2배'대우·롯데건설 직전년比 소폭증가…나머지 '감소'폐기물 1년만 14만톤 급증…GS건설, 104만톤 배출
  • ▲ 서울의 한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서울의 한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세계적 화두인 탄소중립 기조에 맞춰 국내 건설업계도 시공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폐기물 감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행이 기업평가 핵심요소로 자리잡으면서 건설업계 제1과제로 오염물질 배출사업장 최소화가 꼽히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업종특성상 온실가스나 폐기물 배출량 감축은 제자리걸음에 머물고 있다. 

    2일 본지가 업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홈페이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1년 기준 10대건설사에서 배출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평균 9만1040tCO2e(이산화탄소환산톤)로 집계됐다. 직전년 평균인 9만1604tCO2e과 비교하면 대동소이한 수준이다. 배출량은 직접배출(Scope1)과 간접배출(Scope2)을 합산한 것으로 기타배출(Scope3)은 제외했다.

    건설사별로는 △현대건설(시공능력평가 2위) 29만6841tCO2e △삼성물산(1위) 18만5960tCO2e △GS건설(5위) 11만2162tCO2e △대우건설(6위) 6만415tCO2e △DL이앤씨(3위) 5만7051tCO2e △현대엔지니어링(7위) 4만7531tCO2e △포스코이앤씨(4위) 4만3146tCO2e △롯데건설(8위) 4만2560tCO2e △SK에코플랜트(9위) 3만3242tCO2e △HDC현대산업개발(10위) 3만1495tCO2e 순으로 조사됐다.

    대체로 기업규모가 크고 시공현장이 많은 곳일수록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았다.

    직전년 대비 배출량 감소폭은 크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30만7740tCO2e에서 29만6841tCO2e, DL이앤씨가 6만6911tCO2e에서 5만7051tCO2e로 배출량이 1만tCO2e 안팎으로 줄었고 나머지 기업들은 그보다 적은 감소폭을 보였다.

    반대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오히려 늘어난 곳도 있다. 대우건설은 2020년 5만8969tCO2e에서 2021년 6만415tCO2e, 같은기간 롯데건설은 4만1151tCO2e에서 4만2560tCO2e로 소폭 증가했다.

    건설폐기물 등 폐기물 배출량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2021년 기준 10대건설 평균 폐기물 배출량은 75만5835t으로 직전년 61만1208t보다 14만t이상 늘었다.

    건설사별 배출량은 △GS건설 104만9565t △포스코이앤씨 102만6667t △현대건설 86만9806t △삼성물산 82만8710t △HDC현대산업개발 81만634t △대우건설 77만2730t △DL이앤씨 65만780t △롯데건설 58만9348t △현대엔지니어링 48만5531t △SK에코플랜트 47만4582t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만 전년대비 배출량이 줄었고 나머지 기업들은 10만~40만t가량 증가했다.

    대형건설 한 관계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으로 정비사업시 시공사 업무범위에 폐기물 배출이 많은 철거공사가 포함되면서 수치가 늘어난 것"이라며 "2020년이후 전국적으로 대형 정비사업장이 늘어난 것도 배출량 증가의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도 마냥 손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온실가스·폐기물 감축을 목표로 친환경 건설자재 연구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 맏형인 현대건설은 온실가스 배출을 38% 감축을 골자로 하는 '2045 탄소중립 달성' 비전을 발표하고 전북 부안에 국내최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를 조성중이다. 삼성물산과 SK에코플랜트도 각각 관련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소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친환경 건설자재 도입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외 건설현장에서 쓰이는 콘크리트는 1㎥당 245㎏ 시멘트가 사용돼 온실가스 배출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콘크리트 주재료로 널리 쓰이는 '1종 보통 포틀랜드 시멘트' 경우 1t 생산에 약 0.8t의 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건설은 글로벌 친환경 건설자재기업인 홀심과 손잡고 저탄소 건설재료 공동개발을 추진중이다.

    대우건설은 업계최초로 계절·기후에 상관없이 전체 공정에 적용 가능한 '저탄소 친환경 콘크리트' 도입을 본격화했다. 시멘트 사용량을 줄여 탄소배출을 54%가량 줄이고 강도는 높인 것이 특징이다.

    롯데건설도 기존 콘크리트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90%까지 저감하면서 내구성은 강화한 친환경 콘크리트를 개발했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의 친환경 전환과 온실가스·폐기물 감축을 가속화려면 정부의 정책지원이 절실하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

    대형건설 한 관계자는 "친환경이나 ESG는 단순히 돈을 쓴다고 해서 즉각 수익이 발생하는 부문이 아니어서 단기간에 관련 예산이나 인력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며 "요즘처럼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주택사업이 부진한 시기에는 '돈' 문제가 탄소중립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이 친환경기술 개발 및 활용 비용을 낮출 수 있도록 인센티브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며 "직접 보조금이나 대출금리 인하, 세금감축, 공공사업 입찰시 ESG평가기준 도입 등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