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부담' 기정사실화… 가입 독려"도입하지 않겠다"… 보험사 TM 자제와 대조당국 모니터링 강화하지만 시선 못 미쳐
  • ▲ 법인보험대리점(GA) 소식지 캡처.ⓒGA 설계사
    ▲ 법인보험대리점(GA) 소식지 캡처.ⓒGA 설계사
    "운전자보험 서둘러서 가입해야 합니다. 7월부터 자기부담금이 최대 20% 발생하는데 사고 발생시 변호사선임비용 등으로 수천만원을 내게 됩니다. 지금 가입하면 자부담이 없기 때문에 고객분께 유리합니다."

    최근 운전자보험을 가입하려고 한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에게 문의하자 돌아온 대답이다. 7월부터 운전자보험 자부담 신설을 기정사실화하고 이전에 가입을 권유하는 '절판마케팅'이다.

    사실 운전자보험 자부담 신설 이슈는 이미 보험사들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금융당국에 전달하면서 '헤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영업현장에서는 여전히 절판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달부터 운전자보험 보장한도를 대폭 하향한 후 7월부터 자부담 신설 소식에 영업 현장에서는 이를 절판마케팅에 활용하며 소비자 경보가 나왔다. 결국 금융당국이 서둘러 문제해결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말 각 보험사 상품담당과 준법감시인에게 운전자보험 변경 사실 여부 및 절판마케팅 통제 방안 등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자부담 신설을 모두 하지 않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들어 GA와 보험사 명의로 홍보자료를 통해 판촉에 나섰던 것도 전량 회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각 보험사의 TM(텔레마케팅) 채널에서도 운전자보험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자부담 신설에 따른 절판마케팅이 사라졌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GA 소속 설계사 등을 통해 이뤄지는 절판마케팅까지 단속하기 대단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일선에서 설계사끼리 상품판매를 둘러싼 경쟁 차원에서 일어나는 것인데다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절판마케팅을 스스로 단속하기는 상당히 어렵다"며 "최근에는 보험사가 직접 판매를 하지 않고 일선 영업조직에 판매를 전부 위임하는 제판분리가 이뤄지는 만큼 단속하기 더욱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보험사의 과열된 경쟁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소극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금융당국은 직접적인 개입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금융당국이 직접 상품구조를 개선하라는 권고를 내리는 등 강력한 대책을 주도했지만 오히려 절판마케팅을 불러오는 원인이 되면서 최근에는 자체적인 상품개선을 유도하는 등 소극적 대응으로 방침이 전환된 탓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운전자보험의 운용은 보험사만의 자율사항이기 때문에 '하라마라' 할 수 없는 사항"이라며 "다만 절판마케팅에 대해선 소비가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