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초회보험료 1조9754억으로 1위삼성생명 1조6028억에 그쳐… 한화생명 1755억으로 6위 추락하나생명 4547억으로 4위 랭크 '두각'신한라이프 7705억으로 3위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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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첫 성적표를 받아든 국내 생명보험사에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IFRS17 제도에서 수익지표로 인식되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을 늘리기 위해 연초부터 보장성보험 중심으로 판매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특히 교보생명은 올 1분기에만 2조원에 달하는 초회보험료를 올려 지난해에 이어 삼성생명을 제치고 업계 1위에 올랐고 신한라이프와 하나생명 등은 대형 금융지주의 자금력과 계열사 보험 물량 등을 앞세워 중위권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4개 손보사(삼성·교보·한화·신한·흥국·미래에셋·농협·KB·IBK·KDB·DB·하나·DGB·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등)의 올해 1분기 수입보험료는 22조67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조7228억원)보다 9.4%(1조9535억원) 가량 늘었다.

    수입보험료는 연간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의 총액으로, 초회 보험료, 2회차 이후 보험료, 2년 이후 보험료 등으로 나눠진다. 일반회사의 매출액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초회보험료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1분기 1조9129억원이었던 국내 보험사의 초회보험료는 올해 1분기 5조6470억원으로 3배 가량 늘었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한 뒤 처음 납입한 보험료로, 신계약과 직결돼 보험사의 영업력과 성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특히 올해 1분기 초회보험료는 교보생명이 1조9754억원을 걷어들여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삼성생명(1조6028억원)보다 3726억원이나 많은 수치다. 그만큼 교보생명이 신계약을 많이 했다는 의미다.

    그간 삼성생명은 ▲2017년 1조8333억원 ▲2018년 1조6485억원 ▲2019년 1조7925억원 ▲2020년 3조2150억원 ▲2021년 2조9316억원 등 최근 5년간 줄곧 초회보험료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변화가 감지된 것은 지난해 교보생명이 5조6153억원의 초회보험료로 삼성생명(4조3225억원)을 처음 제치면서다. 교보생명의 초회보험료는 ▲2017년 8551억원 ▲2018년 1조2783억원 ▲2019년 1조3913억원 ▲2020년1조5941억원 ▲2021년 1조7205억원 등 삼성생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었다.

    하지만 교보생명은 지난해부터 마케팅 전략을 중장기 보장성보험 위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지난 1월 출시한 '(무)교보뉴더든든한종신보험'과 '(무)교보뉴더든든한VIP종신보험'은 7년납에 월초 보험료의 최대 600% 시책을 내걸었다. 시책은 보험상품 판매수수료 이외에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인센티브다.

    보장성보험은 올해 도입된 IFRS17 제도에서 수익성 지표인 CSM에서 비중이 큰 항목이다. CSM은 보험계약으로부터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실현이익으로 일단 부채로 분류된 후 매년 상각액을 보험영업이익으로 인식한다.

    실제 교보생명의 CSM은 지난해 말 4조7493억원에서 올 1분기 5조997억원으로 3504억원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보장성보험 중에서도 CSM을 많이 늘릴 수 있는 상품"이라며 "납입기간 트렌드가 기존 10년 이상에서 5년납 정도로 짧아지면서 가입수요가 꽤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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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생보사 '빅3' 중 하나인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1755억원의 초회보험료를 올리는데 그쳐 업계 6위로 뒤쳐졌다. 5위인 흥국생명(3337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한화생명은 장기납 중심의 보장성보험 판매로 미래수익을 챙기는 판매전략을 펼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GA채널서 거둬들인 초회보험료가 426억원으로 대형 3사중 가장 높았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다른 보험사는 올초부터 단기납 중심의 보장성 보험 판매에 열을 올린 반면 우리는 GA 채널을 통해 장기납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했다"며 "4월부터 단기납 종신보험도 팔고 있어 2분기에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보·삼성생명에 이어 올 1분기 초회보험료 3위는 신한라이프(7705억원)가 차지했다. 4위는 올 1분기 4547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둔 하나생명이었다. 두 보험사 모두 금융지주의 자금력을 앞세워 성장세가 뛰어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생보사 중 수입보험료 점유율에서 9위(6702억원)에 불과한 하나생명이 수입보험료의 68%를 초회보험료를 거둔 것은 그만큼 올해 들어 영업력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는 방증이다.

    하나생명은 그동안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채널에서 저축성보험을 중심으로 판매해 왔지만 GA채널 제휴 확대에 이어 대면조직까지 직접 운영하면서 보장성보험 비중을 높이고 있다.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가 지나봐야 정확한 전략을 분석할 수 있겠지만 생보사들의 보장성보험 판매에서 성과가 판가름날 것"이라며 "일부 보험사들의 약진으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