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코로나 출현 등 우려는 기우코로나19 탓에 타 감염병 '면역 저하'치료제·백신 부재는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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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사람뉴모메타바이러스(HMPV)가 확산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발달한 PCR(유전자증폭) 검사역량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원래 있던 계절성 감염병이 새로 검출되는 경향을 띤다는 이유에서다. 일반인에게 명칭은 생소하지만 국내에서는 감시체계 내 포함된 계절성 호흡기 질환으로 분류된다.9일 다수의 감염병 전문가는 "현재의 HMPV 유행과 증상은 계절성 감염병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공통된 의견을 냈다. 제2 코로나, 새로운 팬데믹 등으로 보기엔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HMPV는 지난 2001년 네덜란드에서 PCR 기술을 통해 바이러스로 분리된 이후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의 흔한 원인으로 분류된다. 그만큼 의료진 사이에서는 익숙한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미 국내에서도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중국 등에서 검출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무래도 코로나19 이후 급격하게 발달한 PCR 기술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이어 "현재까지 발견되는 빈도와 증상 등을 고려하면 북반부에 유행 중인 계절성 감염병으로 보는 것이 맞다. 변이 발생이 위험요인이지만 아직 그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그럼에도 각국에서 HMPV 관련 입원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불안요인이다. 이와 관련해 '면역력 저하'가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다른 감염병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졌다. 현재 독감 유행과 마찬가지로 HMPV 역시 잠잠했다가 다시 발생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HMPV는 이미 잘 알려져 있고 감시 정보도 충분한 호흡기 감염병이기에 유행초기의 코로나19처럼 치명률과 확산 속도가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국내 유행 확산시) 영유아가 고연령층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아직은 계절성 감염병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나 급격한 확산이나 변이 발생시 예상되는 문제는 예방이나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와 맥락을 같이하고 최후의 수단으로 리바비린(ribavirin)과 면역글로블린을 이용해 치료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인 측면이 있다. 통상 해열제 등 대증요법으로 대응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백신도 개발 중인 단계다.결국 의료현장에서 HMPV를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검사체계를 더 견고하게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연구위원은 "계절성 감염병이어도 주변국가에서 유행하면 국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반적 대응체계를 바꾸는 것은 무리겠지만 의료현장에서 HMPV 관련 검사역량을 확보해 놓는 것이 사전대책 차원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