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7·9월 금리 인상 예고이창용 "기계적 대응 안한다"정책 무게감 물가 → 경기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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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미국 경제지표가 확장세를 보이면서 하반기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뜨거운 경제 열기를 식히기 위해 7월과 9월에 0.25%p씩 정책금리를 인상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현실화 땐 미 연준의 기준금리는 5.5~5.75%까지 치솟게 된다.반면 한국경제는 완연한 저성장 국면 속 물가 인상 속도까지 잦아들어 추가 금리 인상 동력이 적은 상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거푸 동결할 경우, 양국 간 금리 격차는 최대 2.25%p까지 벌어지게 된다.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과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등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7월 기준금리 인상에 관한 힌트는 6일에 발표될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현재 시장에선 미 연준이 이달 0.25%p 금리를 인상한 뒤 연내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지난 회의서 연준 위원 18명 중 12명이 0.50%p 인상을 지지한 만큼 회의록 공개로 추가 인상 횟수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두 번 연속 금리 인상도 고려하고 있다"며 시장에 강력한 시그널을 준 만큼 연준이 긴축 고삐를 계속 조일 것이란 시각도 만만치 않다.포르투갈에서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연례포럼에 참석한 파월 의장은 "물가 상승률 2%대 목표는 올해도, 내년도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면서 "지난 분기 데이터를 보면 예상보다 경제는 성장하고 있고, 노동시장은 타이트하며 인플레이션은 생각보다 높다"고 평가했다.이어 "통화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았을 수 있고 그 기간이 충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면서 매파적 발언을 이어갔다.이러한 미 연준의 긴축 기류에 한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올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인상한 뒤 2, 4, 5월 회의에서 3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현재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역대 최대인 1.75%p 수준까지 벌어졌다. 만일 한은이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연준이 두 차례 금리를 올릴 땐 양국 간 금리 격차는 2.25%p까지 확대된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서 "금리인상을 절대 못할 것이라 생각하지 말라"면서 추가 인상의 불씨를 남겨뒀다. 또한 금리 동결 후 금리를 인상한 호주 등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하지만 한미 양국 간 금리 격차에 따른 추격 인상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 차의 적정수준은 없고 기계적 대응은 안한다"고 했다.국내 경기 침체 국면 속 가계부채 부실이 커진 상황에서 사실상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설 상황이 못된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다.지난 1년 반 동안 고강도 긴축을 통해 물가 안정에서 성과를 낸 만큼 정책의 무게감이 물가에서 경기로 이동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6%에 달했으나 지난 6월에는 2.9%를 기록하며 안정 궤도에 올라섰다.다만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한국 경제의 충격 가능성도 적지 않다. 원/달러 환율이 치솟아 외국인 자본 이탈과 수입 물가 상승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수 있다. 실물 경기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 빚어진다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물가가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어 한은 금통위가 경기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담을 지고 미국을 따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이어 "미국발 긴축으로 국내 금리 상방은 열려 있지만 만약 그 압력이 국내 기준금리 인상으로 옮겨오지 않는다면 상방은 제한적"이라 내다봤다.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 역시 "한국은행은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물가 상승률의 레벨이 다르다는 점에서 추가 인상의 여력이 낮은 상황"이라 밝혔다.안 연구원은 "특히 3분기 후반과 연말로 갈수록 미 연준의 추가 인상 명분이 약화된다는 점에서도 한국은행은 추가 인상으로대응하기 보다는 동결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