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출범·원 장관 취임 동시에 '김건희 라인' 추진 의혹총 16회 '긴급 회의'…대안노선안 작년 5월부터 논의 시작?국토부 "첫 날 회의 참석부터 전부 사실 아냐…부적절·비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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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 첫 날부터 총 16회에 걸쳐 서울~양평 고속도로를 일명 '김건희 라인'(대안노선안)으로 만들기 위한 '긴급 회의'를 열었다는 의혹에 대해 국토부가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국토부는 이런 의혹이 부적절하고 상식적이지 않다며 강하게 반발했다.지난 20일 모언론은 '양평 김건희 라인, 원희룡 취임날 첫 보고 뒤 15차례 회의'란 제목의 단독 기사를 보도, 대안노선안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그동안 국토부가 내놨던 해명과 달리 원 장관은 취임 첫 날부터 대안노선안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고, 용역업체 등은 최소 16차례 긴급 회의를 열어 대안노선안을 진전시키기 위한 논의에 나섰다는 것이 핵심이다.해당 보도에 따르면 원 장관은 취임 첫 날인 지난해 5월16일 한국도로공사와 용역업체가 주재한 착수보고 회의에 참석했다. 이 회의에서 용역업체는 기존 양서면 종점안이 아닌 대안노선안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내용을 보고했다. 이후 15차례 더 진행한 회의에서도 줄곧 대안노선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해당 언론은 윤석열 정부의 출범과 원 장관의 취임에 맞춰 김 여사 일가에 대한 수혜가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관계자의 "16차례나 긴급하게 진행된 회의 내용이 장관에게 보고가 안 됐을 리 없다. 회의 자료 검증을 통해 노선 변경 과정에서 종점을 변경한 사유와 부지 편입 가능성 등이 논의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도 인용해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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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후 국토부는 설명문을 내고 즉각 반박에 나섰다. 국토부는 원 장관이 취임 첫 날에 착수보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착수보고 회의 자체가 지난해 5월16일에 열리지 않았으며, 회의에서 대안노선안에 대한 내용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국토부는 설명문에서 "원 장관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착수보고 회의 등에 참석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며 "지난해 5월16일에 전문 용역사가 도로공사 실무진에게 (용역에 대해) 보고했고, 이후 동일한 내용으로 국토부 담당 실무자가 착수보고 회의를 주재한 것이 5월24일"이라고 짚었다.이어 착수보고 회의에서 대안노선안이 논의됐다는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착수보고 회의에서는 전문 용역사가 상수도보호구역 등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고, 지역주민 접근성 개선을 위한 나들목(IC) 추가설치를 검토하는 등의 내용을 개략적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국토부는 모언론이 해당 보도에서 '긴급'이란 단어를 반복 사용하며 회의 자체가 비밀리에 빠르게 진행됐다는 식의 뉘앙스를 암시한 것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이에 대해 국토부는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용역 과정에서 1달에 1~2회 회의를 진행했으며, 이는 통상적인 수준의 회의 실적"이라며 "이를 '긴급 회의'라고 보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실제로 국토부가 추진하는 다른 사업들의 회의 현황을 살펴보면 대다수가 비슷한 횟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천~영월 고속도로는 13개월간 15회 이상의 회의를 진행했다. 계양~강화 고속도로는 17개월간 21회 이상 회의를 열었다.국토부는 사실과 전혀 다른 내용을 담은 해당 보도에 대해 '부적절'하며 '비상식적'이라고 일갈했다.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장관급은 취임 첫 날이면 인사하러 돌아다니는 데만 해도 하루가 꼬박 걸린다. 상식적으로 장관이 취임 첫 날에 특정 사업 착수보고 회의에 참석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며 "착수보고 회의에서 대안노선안을 논의했다는 것, 총 16회에 달하는 '긴급 회의'를 열었다는 것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