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경상수지 58.7억달러 흑자… 상반기도 예상 밖 24.4억달러 흑자여행수지 -12.8억달러 악화에도 상품수지 석달째 흑자·배당소득 급증KDI "경기 부진 점진적으로 완화"… 경기 회복 기대감 키워상품수지 '불황형 흑자' 지속·근원물가 4% 육박… 불확실성 여전히 커
  • ▲ 수출.ⓒ연합뉴스
    ▲ 수출.ⓒ연합뉴스
    우리 경제가 올 상반기 예상을 깨고 '쌍둥이 적자'를 면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기 흐름이 사실상 저점을 지났다고 판단해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무역수지가 '불황형 흑자'를 이어가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하반기 경기 반등이 탄력을 받으려면 수출 회복과 물가 관리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8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6월 경상수지는 58억7000만 달러(7조6750억 원쯤) 흑자를 냈다. 5월(19억3000만 달러)에 이어 2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다.

    올 상반기 누적 경상수지도 예상을 깨고 24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달 7일 열린 '2023년 5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경상수지 개선 흐름은 6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상반기 경상수지 전망치(-16억 달러)는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 하반기에 상품수지 개선세가 본격화하면서 전체적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한은의 전망대로 상반기 경상수지가 적자를 냈다면 지난 2011년 상반기 마이너스(-) 67억 달러 기록 이후 처음이면서 재정 적자를 동반한 12년 만의 쌍둥이 적자가 현실화할 뻔했다. 지난달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재정동향을 보면 세수펑크 상황에서 올해 1~5월 정부의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는 30조8000억 원,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52조5000억 원 각각 적자를 기록 중이다.

    경상수지가 예상을 깨고 흑자로 돌아선 배경에는 상품수지가 3개월째 흑자를 낸 데다 국외 현지법인 등으로부터 배당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먼저 서비스수지는 코로나19 방역 해제 이후 여행수지(-12억8000만 달러) 적자 폭이 1년 전(-6억5000만 달러)보다 2배쯤 증가하면서 26억10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하지만 해외법인의 배당소득(42억3000만 달러) 등 투자소득 흑자 규모가 50조9000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1년 전(31조4000억 달러)보다 62% 증가했다. 배당소득은 5월 9억 달러에서 한 달 새 3.7배나 뛰었다.

    상품수지도 한몫 거들었다. 6월 상품수지는 39억8000만 달러다. 4월 이후 3개월째 흑자 행진이다.

    KDI는 지난 7일 내놓은 '8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서비스업 생산이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제조업 생산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경기가 저점을 지나고 있다"고 판단한 데 이어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실상 경기가 바닥을 지나 회복 초입 단계에 진입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6월 전(全)산업 생산은 1년 전보다 1.1% 증가했다. 5월 -1.1%에 이어 증가로 돌아섰다.
  • ▲ 물가.ⓒ뉴데일리DB
    ▲ 물가.ⓒ뉴데일리DB
    다만 하반기 남은 기간에 경기 회복이 탄력을 받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상품수지 흑자가 수출 반등에 기반을 둔 것이 아닌 '불황형 흑자'여서 불확실성이 크다.

    상반기 쌍둥이 적자를 피하는 데 한몫한 상품수지는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한 가운데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줄면서 흑자로 이어졌다. 6월 수출(541억4000만 달러)은 1년 전보다 9.3%(55억5000만 달러) 줄었다. 10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승용차 수출액이 60.7% 급증한 반면 수출효자 품목인 반도체는 28.0% 감소했다.

    수입(501억5000만 달러)은 10.2%(56억9000만 달러) 줄었다. 감소 폭이 수출보다 컸다.

    그나마 희소식은 6월 수출물량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플러스(+)로 전환했다는 대목이다.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4월 -1.3%, 5월 8.1%, 6월 21.6%로 늘고 있는 추세다.

    들썩이는 물가도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월(2.7%)보다 낮은 2.3%였다. 그러나 집중호우로 농산물 물가가 뛰면서 밥상물가가 불안한 가운데 여전히 높은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이 예고된 대중교통비, 꿈틀대는 국제유가 등이 불확실성을 부채질하고 있다. KDI는 경제동향에서 "지난해 7월(6.3%) 물가가 정점을 찍었던 기저효과, (최근의) 국제유가 상승, (농산물) 작황 부진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물가 상승률은 일부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경제전문가는 기저효과가 끝나는 8월부터 물가가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물가의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고 작성하는 근원물가는 7월 3.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고물가 상황에서는 정부가 경기부양 카드를 꺼내기가 녹록지 않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물가 잡기 목표 달성은 올해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