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 재무통 '실용주의' 원칙 입각 조직개편 관측인사폭 규모 중폭 혹은 대폭 전망, 52개 계열사도 해당실적개선 차원 '빅배스' 감행도... 고강도 구조조정 예상
  • "중폭이냐 대폭이냐"

    KT가 새로운 수장 체제하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차기 대표이사(CEO)로 내정된 김영섭 후보가 구상하는 인사 및 조직개편 규모가 어떻게 이뤄질지가 관심사다.

    김 후보는 과거 30년간 LG그룹(LG유플러스, LG CNS, LG상사)에 몸담은 LG맨이다. 특히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LG유플러스 경영관리실장 등 핵심 요직을 거친 '재무통'으로 분류된다.

    KT 안팎에서는 김 후보가 재무적인 기업경영을 십분 발휘해 업무 효율화를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김 후보는 LG CNS 대표로 재직하면서 '기술 역량 레벨 평가제도' 도입, 태양광·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업 정리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인사 평가 방식 개선으로 실적 증가를 이뤄낸 바 있다. 

    김 후보가 경쟁사 출신임에 불구하고 KT에 내정된 점도 이 같은 '실용주의' 원칙에 입각한 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KT 이사회는 김 후보를 수년간 ICT 기업 CEO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DX 역량과 본질에 기반한 성장을 도모한 점을 높게샀다.

    이에 김 후보 색깔에 맞춘 KT의 새판짜기도 본격화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멈춰 섰던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 

    KT 임원은 현재 사장 2명(강국현·박종욱), 부사장 7명(박병삼·서창석·송재호·신수정·신현옥·안상돈·우정민), 전무 20명(김봉균·김영우·김영진·김이한·김채희·김훈배·안창용·안치용·양율모·옥경화·이공환·이선주·이창호·이현석·임종택·장상귀·정정수·조훈·지정용·최찬기)으로 공시돼 있다. 이 가운데 사내이사로 내정된 서창석 KT네트워크부문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앞서 외부출신 CEO였던 이석채 전 회장과 황창규 전 회장 역시 고강도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이 전 회장 당시 6000명, 황 전 회장 당시 8000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한 것. KT 이사회를 중심으로 '이권 카르텔' 논란이 불거졌던점도 대규모 인적 쇄신에 힘을 싣고 있다. 

    낙하산 의혹 등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외풍과 불법 정치자금 및 횡령 등의 불법 행위로 조직 구성원들의 사기도 저하된 상태다. 이런 점을 감안했을때 9월 이후에는 구현모 전 대표와 임기를 했던 전무급 이상 임원들이 사실상 자리를 떠날 것을 예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52개 KT 주요 계열사들의 임원 인사도 예상된다. KT 계열사 대부분이 올해 말 대표 임기가 만료된다. 특히 KT스카이라이프와 KT알파, 지니뮤직 등 일부 계열사는 최고경영자(CEO) 임기가 만료됐지만, 수장 부재로 임시 대표 체제로 유지 중이다.  

    김 후보의 인사 시점은 취임 이후 9월에 즉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해석이 높다. 다만, 일각에서는 통상 KT의 정기인사 시즌(11~12월)을 고려했을 때 10월경에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T 내부적으로는 대대적인 인사 규모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위기지만, 조직안정화를 위해 중폭 정도의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KT 인사를 통해 조직개편 퍼즐을 완료하면 고강도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개선을 위해 과감히 사업을 정리하는 '빅배스' 작업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KT 관행상 외부 출신 CEO들은 취임 이후 부진한 사업들을 모두 정리해 손실로 처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 조직과 경영 관점에서 변화는 불가피하다"며 "(김 후보가) 기존 카르텔을 뒤흔들기 위한 대대적인 인사개편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