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증권사 전산운용비 4147억원…전년 比 8% 증가 키움·삼성증권, 400억원 이상 투자여전히 빈번한 전산장애…근본적 해결 방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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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들이 올 상반기에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디지털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전산운용비 투입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업계의 고질병으로 여겨지는 전산장애가 여전히 잦아 근본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전체 증권사의 전산운용비는 4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늘었다. 

    올해도 대부분의 증권사가 전년 동기 대비 운용비를 증액했다. 

    전체 증권사의 운용비는 지난 20020년 6월말 2784억원, 2021년 6월말 3125억원, 지난해 6월말 3844억원에서 올해 4000억원을 넘기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 가속화에 따라 HTS, MTS를 이용하는 개인 투자자가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MTS 이용자 비중은 2015년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에서 27.3%, 28.34%에 불과했으나 2020년 들어선 각각 50%를 넘겼다.

    증권사 가운데 전산운용비 지출이 가장 많은 곳은 476억원을 기록한 키움증권이다. 회사는 지난해에도 1000억원에 가까운 운용비를 투입해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리테일 사업 비중이 큰 회사의 영업환경 특성상 빈번한 전산장애 문제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회사 개인 고객이 많아서 기본적으로 유지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고, 최근 거래가 더 활발해지면서 트래픽이 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산운용비를 증액했다"며 "내부와 외부 모두 인력을 두고 있는데 외부 전산 개발 업체에서 발생하는 인건비도 운용비로 들어가다 보니 높게 나타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의 운용비가 455억원으로 뒤를 이었고 미래에셋증권(396억원), KB증권(303억원), 신한투자증권(243억원), 한국투자증권(231억원) 등도 높게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전산장애 발생 빈도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증권사 25곳에 접수된 전산장애 민원만 총 2만1378건에 달한다. 

    일시적으로 트래픽이 쏠리면서 접속이 지연되거나, 수치 및 거래 내역 표기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이유도 다양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나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만 트래픽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급증하는데, 평소에도 그 수준으로 관리하게 되면 비용이 많이 드니까 증권사 입장에서 미리 대응하기 쉽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시스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방안 없이 임시 처방에만 급급한데, 작은 사고가 잦다 보면 주식시장의 혼란을 야기하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증권업계가 전체적으로 대책 회의를 하는 등 무결점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