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총리 "IAEA에 기초한 대응에 폭넓은 국가 이해"IAEA, 후쿠시마에 현장사무소 마련…방류절차 전반 적정성 점검수산업계, 수산물 소비급감 되풀이 우려… "소비촉진만으론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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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오는 24일부터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시작하기로 22일 결정했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염수 방류 관련 각료회의를 한 뒤 방류 시점과 관련해 "기상 등 지장이 없으면 24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그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대응에 폭넓은 지역·국가로부터 이해와 지지 표명이 이뤄져 국제사회의 정확한 이해가 확실히 확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민의 풍평(소문) 피해 대책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지난달 4일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일본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들어맞으며 계획대로 방류가 이뤄진다면 오염수가 인체와 환경에 미칠 방사능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 일본 정부는 IAEA 종합 보고서를 근거로 국내외에서 홍보 활동을 벌여 왔다.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한 뒤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 방류 설비를 시찰한 데 이어 전날 오후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전어련) 사카모토 마사노부 회장을 만나 오염수 방류 계획의 안전성을 설명하는 등 동분서주했다.사카모토 회장은 기시다 총리와 만나 "반대라는 것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고 오염수 방류 반대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학적 안전성에 대한 이해와 사회적 안심은 다른 것이다.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해서 소문(풍평) 피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소문 피해 대책 지원용으로 300억 엔(2800억 원), 어업 지원용으로 500억 엔(4600억 원)의 기금을 각각 마련해 놓고 있다.오는 24일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다면 지난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가 해양 방류 방식으로 오염수를 처분하겠다고 공식 결정한 지 2년4개월 만이다. 2011년 3월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2년여 만이다.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ALPS를 거쳐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한 뒤 해저터널을 통해 바다로 방류할 계획이다. 오염수를 ALPS 장비로 정화해도 삼중수소(트리튬)가 걸러지지 않지만, 일본 정부는 희석 과정을 거치면 삼중수소 농도가 기준치의 40분의 1 미만으로 낮아져 문제 될 게 없다는 견해다.오염수 방류는 30년쯤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총리는 "앞으로 수십 년에 걸쳐 오염수 처분이 완료될 때까지 정부로서 책임감을 갖고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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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샘플 채취부터 방사성 핵종 함량 변화까지 지속 점검"IAEA는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사무소를 마련하고, 오염수 방류 이후 방사능 안전성을 지속해서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달 후쿠시마 원전 주변 지방자치단체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20년 후, 30년 후에도 계획대로 되는지, 최후의 처리수 한 방울이 안전하게 방류될 때까지 IAEA는 후쿠시마에 머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전문가들은 오염수 처리와 방류 전후의 전 과정을 지켜보면서 일본 정부가 밝힌 방류 계획을 준수하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오염수 샘플을 채취해 실험실로 보내는 과정도 살필 수 있고, 오염수 처리와 방류 관련 시설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변경 사항이 생기면 도쿄전력과 IAEA 간 논의를 조율하는 일도 맡는다. 우리 정부는 한국인 전문가가 IAEA 현장사무소에 참가하기를 희망한다.IAEA의 후속 점검내용에는 오염수 내 방사성 핵종의 함량 변화나 오염수의 다른 특성 변화도 포함된다. IAEA는 오염수 유량과 방류 전 오염수 희석에 쓴 해수량, 희석 후 삼중수소 농도, 여러 위치에 설치된 방사선 모니터링 수치 등 도쿄전력이 제공할 주요 데이터를 웹사이트에 실시간으로 공개할 계획도 세워 놨다. 방류 지역 인근의 인구 변화 등 도쿄전력이 계획을 수립할 당시와 달라진 사정이 있다면 이를 일본 측이 어떻게 반영할지도 점검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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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계 "소비 감소할 것"… 정부 "비축예산 1750억, 작년 2배 이상"국내 수산업계는 현실화하는 오염수 해양 방류에 따라 수산물 소비 촉진은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태도다.수협중앙회는 '원전 오염수 대책위원회'를 열어 조만간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대책위에는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국여성어업인연합회, 한국연안어업인중앙연합회 등이 참여한다. 수협 관계자는 "앞으로도 수산물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할 테니 국민들은 불안해하지 말고 안심하고 우리 수산물을 이용해달라는 취지로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수협은 오염수 방류 전부터 수산물 시식회 등을 통해 수산물 소비를 독려해 왔다. 또 우리 수산물 지키기 운동본부를 발족해 '우리 수산물 안심하고 365일 소비합시다'라는 캠페인을 펼쳐왔다.그러나 수산업계에서는 오염수 해양 방류가 시작되면 수산물 소비 감소는 피할 수 없다고 본다. 수협 수산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부산감천국제수산물도매시장에서 일본산 명태와 갈치 거래량은 각각 94.2%, 97.2% 줄었다. 2013년 원전 오염수 누출 때는 국내 전통시장에서 40%, 대형마트·도매시장에서 각각 20%쯤 수산물 소비가 줄었다.수산업계는 수산물 소비 촉진, 정부 비축, 어가 경영안정 대책 등 정부의 종합지원 대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다.정부는 오염수 방류 상황에 대비해 올해 수산물 정부비축 예산을 지난해의 2배 이상인 1750억 원으로 편성한 상태다. 민간 수매 지원 예산으로 1150억 원, 제로페이·환급 등을 포함한 상생할인 예산으로 640억 원을 각각 마련했다. 다만 오염수 방류 피해를 둘러싼 논란이 있는 데다 아직 피해가 구체화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직접 지원' 방식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