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 다이닝, 오마카세 등 나를 위한 투자"호텔빙수 1시간 대기·수제버거 월매출 10억원편의점 도시락 매출 25%↑… 양극화 소비 현상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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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에 금리 인상, 고물가가 겹치면서 소비 위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소비가 감소하면서 이에 따른 트렌드도 변하는 중이다. 소비자는 최저가를 찾고 보다 저렴한 대용량 제품을 선호하기 시작했고 불황에 잘팔린다는 저렴한 라면과 소주의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트렌드의 이면에는 작은 사치를 즐기는 ‘스몰 럭셔리’도 부상 중이다. 뉴데일리는 최근 변화하는 불황형 소비 트렌드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직장인 A씨는 최근 생일을 맞아 친구들과 1인당 16만원의 오마카세를 경험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핫한(?)식당으로 불리는 곳으로 예약은 두 달 전 미리미리 해뒀다. A씨는 "분위기와 맛이 기대 이상이었다"면서 "비싸지만 열심히 일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 아깝지 않았다"고 답했다.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이 지속되지만 스몰 럭셔리(작은 사치로 누리는 행복) 트렌드가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25일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1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2.7%가 파인 다이닝, 오마카세 등 고급 레스토랑에 방문하는 것이 경험의 폭을 넓혀줄 수 있다고 답했다.
파인 다이닝이란 고급 레스토랑을 일컫는다. 오마카세는 맡긴다는 뜻의 일본어로 메뉴판이 따로 없이 그날의 음식을 주방장이 알아서 만들어 내놓는 코스요리를 가리킨다. 이들의 가격은 15만원 이상인 식당이 줄짓고 40만원을 호가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세대별로 보면 20대 응답자의 84.4%, 30대 응답자의 76%, 40대 응답자의 69.6%, 50대 응답자의 60.8%가 동의해 낮은 연령대일수록 동의하는 비율이 높았다. 파인 다이닝, 오마카세 등 레스토랑에 방문하는 것이 나를 위한 투자라는 질문에는 44%가 동의했다.
엠브레인은 "경험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젊은 세대가 한끼 식사를 끼니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경험과 취향을 확장하기 위한 투자로 인식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
고가의 호텔 빙수나 유명 수제버거 등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주요 호텔에 시즌으로 판매 중인 망고빙수의 경우 10만원이 넘지만 먹기 위해 1시간 넘게 줄을 서야 할 정도였다.
수제버거 브랜드인 고든램지 버거의 경우 롯데월드몰 단일 매장에서 월매출 10억원을 달성 했다. 오픈 이후 누적 방문객 2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
한편에서는 고물가 등으로 외식비가 크게 상승하면서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저렴하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할인 상품이 인기다. 합리적인 가격에 믿을 수 있는 품질의 한 끼 식사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이마트24에 따르면 지난달 도시락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이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5대 소비 분화 현상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고물가와 경기둔화로 소비자의 실질 소득이 감소하자 쓸데없는 지출 규모를 최대한 줄이고자 하는 절약형 소비형태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동시에 극도로 비용을 줄이는 소비 형태와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초고가의 제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소비 양상이 양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도 올해 외식 트렌드로 불황기 대표적 소비 형태로 양극화를 제시하며 "양극화 소비 현상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과 스테크플레이션, 엔데믹 등 외부 환경을 주요인으로 볼 수 있다"면서 "불황으로 인해 초저가 상품과 가성비에 집착하면서도 외식의 횟수는 줄이되 한번을 먹더라도 제대로 먹자는 가치와 함께 프리미엄 외식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