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의 소비력은 오히려 늘어… 소비 양극화↑백화점 내 VVIP 비중 커져 “상위 1%가 매출 20%”VVIP 유치 위한 백화점 마케팅도 강화
-
경기 침체에 금리 인상, 고물가가 겹치면서 소비 위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소비가 감소하면서 이에 따른 트렌드도 변하는 중이다. 소비자는 최저가를 찾고 보다 저렴한 대용량 제품을 선호하기 시작했고 불황에 잘팔린다는 저렴한 라면과 소주의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트렌드의 이면에는 작은 사치를 즐기는 ‘스몰 럭셔리’도 부상 중이다. 뉴데일리는 최근 변화하는 불황형 소비 트렌드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초고가 가구 매트리스 브랜드 ‘해스텐스’는 스웨덴 왕실 침대라는 별칭이 따로 붙는다. 매트리스만 약 1억700만원 수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입점한 이 브랜드는 최근 구매가 잇따르며 인기몰이 중이다. 가구시장이 얼어붙고 있지만 여전히 ‘프리미엄’에 대한 수요가 견조하다는 이야기다.실제 매트리스 가격이 3500만원에 달하는 ‘덕시아나’를 비롯해 ‘B&B이탈리아’, ‘프레떼’ 등 생활 브랜드의 인기도 폭발적이다. 지난 5월 신세계 강남점의 생활 카테고리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0%를 웃돌았다. 유통업계 전반에서 해당 카테고리의 위축 속에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만 고공행진을 한 셈이다.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경제성장률이 주저앉으면서 불황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지만 자산가를 중심으로 형성된 VVIP의 소비력은 여전히 견고하다.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백화점 업계에서는 공공연하게 ‘상위 20%가 매출 80%를, 상위 1%가 매출 20%를 차지한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소비심리가 꺾이면서 백화점에게 있어서 이런 VVIP의 존재는 더욱 두드러지는 중이다.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VVIP를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시장의 수요는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성장 중”이라며 “일반인의 소비가 감소하면서 올해 백화점 내 VVIP의 매출 비중과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보복소비로 인한 요인을 제외하고 나면 소비침체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VVIP의 매출이 백화점의 실적을 좌우하게 됐다는 이야기다.실제 백화점에게 있어 VVIP의 유치는 곧 경쟁력이다. 이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과 혜택이 제공되는 것도 필연적이다. 통상 백화점에서 VIP 등급을 받으면 발렛파킹부터 전용 주차장, 각종 할인, 라운지 등의 혜택이 다양하게 제공된다.신세계백화점은 트리니티, 다이아몬드, 플래티넘, 골드, 블랙, 레드 총 6가지의 VIP등급을 운영 중이지만 간판 점포인 강남점에 한해서는 더욱 세분화 한 8개의 VIP 시설을 운영 중이다. 매년 늘어나는 VIP를 위해 매장 시설을 축소하면서까지 라운지 2개와 바 1개소를 신설하기도 했다.2021년에 문을 연 연간 1억원 이상 구매한 고객이 이용가능한 어퍼하우스(Upper House)나 지난해 오픈한 골드 등급(연간 2000만원), 다이아몬드 등급(연간 6000만원) 이상이 이용 가능한 퍼스트 라운지와 멤버스 라운지가 대표적이다. -
롯데백화점은 올해 우수고객제도인 에비뉴엘을 리브랜딩하여 등급별 서비스, 이벤트 등을 새롭게 차별화하고 있다. 특히 고객편의 강화를 위해 라운지 음료 스마트 오더 등 디지털 서비스도 확대했다. 이 외에도 주요 점포의 VIP 라운지를 리뉴얼 중이다.현대백화점은 쟈스민, 세이지, 그린, 불랙 등의 VIP등급 외에 업계 최초로 2030 VIP 멤버십인 ‘클럽YP’를 신설하면서 젊은 VIP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클럽YP’는 30대 이하 전용 VIP 프로그램으로 연간 3000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부여한다. 더현대 서울, 판교점에는 이들의 전용 라운지 ‘클럽YP 라운지’도 문을 열었다.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소비 양극화가 본격적이 되면서 백화점은 더욱 VVIP에 집중하게 되는 중”이라며 “기저효과로 인해 지난해 ‘보복소비’에 따른 실적 부진의 우려가 있지만 실제 VVIP의 매출은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