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에 독자개발 배터리 장착, 10% 효율 개선3년여간 준비해온 결과, 원가 절감·데이터 확보가격 경쟁력 갖춰 저가모델 중심 대중화 대응
  • ▲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배터리가 탑재된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모습 ⓒ현대자동차
    ▲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배터리가 탑재된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모습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동화 모델에 장착하는 배터리 자체 개발을 통해 전기차 가성비 확보에 나선다.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며 전기차 대중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신형 싼타페 하이브리드 모델에 최초로 자체 개발한 배터리를 장착했다. 배터리는 독자 개발하고, SK온에서 위탁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앞서 해당 배터리 양산 시점은 2024년으로 예상했으나, 상용화가 앞당겨진 모습이다.

    자체 개발한 배터리는 수치상으로 약 10% 수준 효율성이 개선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 세대와 동일한 용량의 전기모터가 탑재된 가운데 전기모터를 통한 출력이 5마력 올랐고, 최대 토크도 35.7kgf·m에서 37.4kgf·m로 향상됐다.

    배터리 자체 개발은 완성차 업계 대세로 자리잡는 상황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원통형배터리 양산에 성공하고 이를 장착하면서 최대 20% 가격 인하를 주도했다. 폭스바겐도 지난해 배터리 자체 제작을 위한 자회사를 설립했고, 토요타는 2027년까지 자체 제작한 전고체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 개발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부터 배터리 내재화를 위해 준비해왔다. 전동화 시대에 배터리는 가격 경쟁력과 성능, 효율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원가 절감과 데이터 확보 폐자원 순환 등을 위해 배터리 공급업체 의존도를 줄인 내재화는 필수적인 과정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월부터 남양연구소 산하에 배터리 개발 전문 조직을 두고 있다. 배터리 시스템과 셀 설계뿐만 아니라 전고체 배터리 연구도 병행한다는 취지다. 전동화 전략을 공개한 6월 ‘현대 모터웨이’ 발표 때 향후 10년 동안 9조5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연구개발에 사용하겠다고 공표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연구개발과 더불어 소재 확보부터 생산 등 전체 과정에 관여한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과 배터리 주요 원재료 니켈 원재료 확보를 추진하고,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구상하는 등 밸류체인 구축에 나선다.

    배터리 관련 연구와 투자활동은 가시화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결과로 2024년부터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알루미늄을 추가한 고성능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할 방침이다. 2025년에는 새로 개발한 LFP 배터리를 최초로 적용할 계획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제조사의 자체 배터리 개발을 당연한 수순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배터리로 시작해 풀배터리셀까지 확장될거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제조사 입장에서 배터리 물량이 늘어나면 내재화는 필연적이며, 향후 배터리 가격 하락을 유발하면서 가격 경쟁력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대차그룹이)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양산하고 탑재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하면, 선두업체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