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영업이익 –417억원…2013년 –103억원이후 처음매출원가‧판관비 모두 '10년래 최고'…"이익 날수없어"유동성 우려에 단기차입 100배 급증…5년만 사채발행영업-재무 동반부진 '현장통CEO' 선임 패착 목소리도
-
실적부진에 빠진 신세계건설 구원투수로 지난해말 투입된 정두영 대표의 위기관리 능력에 점검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분기연속 어닝쇼크를 기록중인데다 신규먹거리마저 줄어들어 수익성 반등 모멘텀이 소멸직전이다. 여기에 현금창출력 약화로 재무건전성까지 흔들리면서 내실경영 역량을 집중할 때 '현장통'을 앞세운 게 패착이 됐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13일 반기보고서 분석결과 신세계건설은 별도기준 매출 8392억원, 영업이익 -417억원 실적을 기록했다.상반기 매출은 전년동기 6494억원에 비해 29.2% 늘어나면서 2018년이후 5년연속 성장해 최근 10년새 최대치를 달성했다.이에 반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71억원 흑자에서 올해 아예 적자로 돌아섰다. 상반기 기준 2013년 –103억원이후 10년만에 기록한 영업손실이다.이같은 흐름은 분기실적에서도 드러난다. 2분기 매출은 4870억원으로 전년동기 3959억원에 비해 22.9% 늘어났다. 5분기연속 전년대비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최근 10년새 최고 분기실적을 기록했다.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56억원에서 적자전환한 -308억원을 기록하면서 7분기째 전년대비 감익이 지속됐다.특히 2022년 4분기부터 3개분기연속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신세계건설이 3개분기이상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2년 4분기부터 2013년 4분기까지 5분기동안 이어진 어닝쇼크이후 처음이다.매출성장은 상업시설 건축부문이 견인했다.해당부문 매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3594억원에서 5562억원으로 54.7% 증가하면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5.3%에서 66.2%로 늘어났다.매출비중이 5% 남짓인 레저부문 등 기타부문이 1년새 48.2% 증가했으며 토목부문은 1.81% 늘어나면서 외형성장에 이바지했다.반면 주거시설 건축부문은 지난해 상반기 2461억원에서 올해 2248억원으로 8.65% 감소하면서 매출비중도 37.8%에서 26.7%로 줄어들었다.주거건축부문 역성장은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세계건설은 2018년 주거브랜드 '빌리브(VILLIV)'를 내놓은 이후 순조롭게 주택사업을 키워왔다.그러나 2021년 부동산시장이 침체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대형사들이 선호하지 않는 지방물량을 주로 수주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이와함께 원자재쇼크와 인플레이션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어닝쇼크로 이어졌다.상반기 매출원가는 8290억원으로 전년동기 6027억원에 비해 37.5% 늘어났다. 상반기 기준 2019년 4년연속 원가가 늘어나면서 최근 10년새 최고치를 나타냈다.원가상승폭이 매출성장세를 웃돌면서 원가율은 92.8%에서 98.7%로 5.98%p 악화했다. 원가율이 100%에 다다르면서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역시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수치다.판관비도 같은기간 396억원에서 519억원으로 31.1% 증가하면서 10년새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판관비율도 6.10%에서 6.19%로 나빠졌다.매출에서 원가율과 판관비율이 악화하면서 영업이익률도 곤두박질쳤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4.97%로 전년동기 1.09%에서 6.06%p 악화했다. 최근 10년새 가장 낮은 성적이다.
-
문제는 먹거리 부재로 수익성 회복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상반기 수주잔액은 모두 2조4997억원으로 전년동기 3조1365억원에 비해 20.3% 줄어들었다. 수주잔액이 전년대비 줄어든 것은 2019년 -3.62%이후 4년 만이다.특히 지난해 연매출이 1조4323억원이라는 점을 대입하면 2년치 매출도 안되는 일감만 남은 셈이다.신규 자체개발사업을 위한 용지도 상반기 기준 2018년이후 5년연속 줄어들고 있다. 올 상반기 보유용지 규모는 48억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전년동기 58억원에서 16.8% 감소한 것이다.또 다른 문제는 수익성 저하에 따라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현금창출력이 약화하면서 일시적으로 발생한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렸기 때문이다.상반기 차입 규모는 2857억원으로 전년동기 15억원에 비해 190배 급증했다. 최근 10년새 최대치다.단기차입금이 15억원에서 1615억원으로 100배이상 뛰었고 1200억원 규모 사채와 장기차입금 42억원어치를 신규 발행했다. 신세계건설이 사채를 발행한 것은 2018년 상반기 599억원이후 처음이다. 장기차입금 역시 상반기 기준 앞서 9년동안 실적이 없었다.차입금 급증으로 차입금의존도가 크게 악화했다. 상반기 자본총액이 지난해 2200억원보다 10.2% 늘어난 2425억원을 기록했지만 차입금 증가폭이 워낙 크다 보니 차입금의존도 역시 0.68%에서 117%로 껑충 뛰었다. 차입금의존도가 100%를 웃돈 것은 2014년 상반기 277% 이후 9년만이다.차입금 급증으로 부채 규모도 6849억원에서 9895억원으로 44.4% 늘어났다. 이 역시 상반기 기준 10년새 최대 규모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11%에서 408%로 100%p 가까이 높아졌다. 부채비율도 2015년 상반기 2096%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이자부담도 가중됐다. 상반기 이자비용은 69억원으로 전년동기 8억원에 비해 8배이상 늘어났다. 상반기 기준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배율은 어닝쇼크와 맞물리면서 -5.98배를 기록했다.이역시 10년새 가장 낮은 수치다.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실정이 된 것이다.신세계건설 측은 "상반기 영업손실 원인은 원가율 상승에 따른 공사이익 감소와 공사채권 대손충당금이 보수적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적정한 원가관리와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성 위주의 우량사업 발굴을 통해 빠르게 실적이 회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에 일각에서는 지난해말 신세계건설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두영 부사장 선임이 패착이 아니었냐는 후문이 돌고 있다.정두영 대표이사 경우 신세계건설에서만 27년간 근무한 '건설통'이다. 현장경험을 필두로 한 전문성을 고려해 실적부진에 빠진 신세계건설 '구원투수'로 발탁됐다.그러나 업황침체와 기존 진행사업장 수익성 저하 등으로 잇달아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현장통'이 반전을 도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업계 한 관계자는 "정용진 그룹부회장 신임을 얻어 대표이사에 올랐던 윤명규 전사장이 '빌리브'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호실적을 기록하는 듯했으나 업황 침체로 오래가지 않았다. 이에 현장을 잘 아는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라며 "그러나 결과론적이지만 작금의 건설경기 침체상황에서는 '현장통'보다는 '관리형 CEO'를 선임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와 관련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건설사업이 매출로 인식되는 데에는 2~3년가량이 소요된다. 정 대표의 역량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 달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