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급한 4개단지 모두 유효경쟁률 못채워매출 2년만 '역성장'…영업이익도 6년만 감소보증액 10년간 지속 증가…연매출 '137%' 상회
  • ▲ 서울 서초구 소재 서희타워. ⓒ서희건설
    ▲ 서울 서초구 소재 서희타워. ⓒ서희건설
    서희건설이 연이은 지역주택조합사업 흥행실패로 외형이 축소되고 수익성도 악화됐다. 지역주택조합사업 자체가 시공사가 지급보증을 서는 구조인 만큼 관련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 그나마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14일 반기보고서 분석결과 서희건설은 연결기준 매출 6573억원, 영업이익 281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경우 전년동기 7433억원에 비해 11.5% 줄어들면서 상반기 기준 2021년(-3.45%)이후 2년만에 역성장했다.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1132억원에서 21.8% 감소하면서 2020년 824억원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줄어든 것은 2017년(-0.14%)이후 6년만이다.

    부진한 영업실적은 분기실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4070억원에 비해 14.9% 감소한 3462억원으로 3분기연속 전년대비 줄어들었다. 매출이 3분기연속 전년대비 역성장한 것은 2016년 3분기부터 2017년 2분기까지 4개분기동안 이어진이후 최장기간이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638억원에서 394억원으로 38.2% 줄어들면서 4분기연속 전년대비 감익기조가 이어졌다. 영업이익이 4분기연속 전년대비 줄어든 것은 2012년 3분기부터 2013년 2분기까지 4개분기이후 40분기만에 처음이다. 특히 올해 2분기 실적은 2020년 1분기 384억원이후 13개분기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는 사업지 곳곳에서 미분양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보면 올해 서희건설이 공급한 4곳(조합원 취소단지 제외) 중 3곳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3월 분양한 '경산 서희스타힐스' 일반공급 접수결과 64가구 모집에 5명만 신청하면서 평균 0.07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평택화양 서희스타힐스 센트럴파크' 경우 703가구 모집에 105건이 접수되며 0.15대 1에 그쳤으며 '진위역 서희스타힐스 더파크뷰'는 0.21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빠지고 청약시장이 위축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매우 낮은 수준이다.

    서희건설 미분양사태는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서희스타힐스 더도화 △남전주IC 서희스타힐스 △두류 스타힐스 △인천강화 서희스타힐스 1단지 △광주탄벌 서희스타힐스 1·2단지 등 6개단지를 선보였으나 이중 4곳에서 청약이 미달됐다. 청약미달을 간신히 피한 '서희스타힐스 더도화'도 100가구 넘게 미분양이 발생해 계약자에게 위약금을 주고 분양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

    미분양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대부분 지역주택조합사업 위주인 서희건설 지급보증 리스크도 확대되고 있다.

    상반기 지급보증액은 모두 3조4116억원(+6.48%)으로 전년동기 3조2039억원에 이어 3조원대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동안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매년 불어나고 있다. 지급보증액 대부분(97.7%)은 지역주택조합 및 수분양자에 대한 지급보증 건이다.

    대개 건설사들은 주택을 분양받은 계약자에게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아 공사비를 충당한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사업은 별도 시행사를 끼고 하는 사업이 아니라서 자금력이 충분하지 못한 편이다. 때문에 중도금대출이나 연대보증이 불가피한 구조다.

    해당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서희건설 입장에서는 미분양과 계약취소가 지속한다면 지급보증을 선 서희건설이 메워야 하는 상황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지급보증액은 지난해 연매출 1조4376억원의 137%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재무건전성이 제고됐다는 점이다. 서희건설은 상반기 기준 2019년부터 5년간 보유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차입 규모를 상회하는 순현금구조를 갖추고 있다.

    상반기 기준 자본총액이 최근 10년간 꾸준히 확충된 가운데 차입 및 부채 규모가 줄면서 건전성이 개선됐다.

    차입 규모는 1046억원으로 전년동기 2009억원에 비해 47.9% 줄어들면서 상반기 기준 2019년 976억원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기간 차입금의존도가 28.2%에서 12.6%로 개선되면서 최근 10년새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부채 규모도 전년동기 8698억원에서 7342억원으로 15.6% 감소했다. 이기간 부채비율은 122%에서 88.7%로 낮아지면서 최근 10년새 최저치를 시현했다. 최근 주요 건설사들이 PF나 자금조달 리스크를 대응하다가 부채비율이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안정적이면서도 보수적인 재무운용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채무부담이 줄어들면서 유동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129%에서 161%로 32.6%p 개선됐다. 이역시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서희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시평액이 지난해 2조2746억원에서 2조3979억원으로 5.42% 오르면서 순위도 전년대비 한계단 상승한 20위를 기록했다. 서희건설 측은 순위 상승요인으로 경영평가액과 공사실적평가액, 신인도평가액 등의 고른 성장을 꼽았다.

    서희건설 시평순위는 2019년 38위에서 2020년 33위로 다섯 계단 올라선 이후 이듬해인 2021년 23위로 10계단 크게 뛰었으며 올해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앞서 6월 한국신용평가는 서희건설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긍정적)'로 상향조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