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적자규모 3조원대 전망… SK하이닉스, 4개 분기 연속 적자스마트폰-PC 역성장 지속… 올초 대비 D램 가격 3분의 1까지 떨어져4분기 말 턴어라운드 기대감… 감산 효과 및 DDR5 가격 인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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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다가온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됐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업황 부진에 따라 반도체 사업에서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2조원 초반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반도체 사업에서 여전히 3조원대의 적자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SK하이닉스도 1조원 중반대의 적자를 볼 것으로 관측됐다. SK하이닉스가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게 되면 지난해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적자다.

    반도체 업계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는 수요 부진 영향이 컸다. D램 시장은 지난 2분기 바닥을 찍고, 올 3분기부터 메모리 제조업체들의 흑자 전환을 예상했지만 불확실성이 이어졌다. D램 공급업체들의 재고가 여전히 많고, 수요 업체들은 판매 부진을 우려해 D램 구매를 줄였기 때문이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에 따르면 올해 PC와 스마트폰, 서버, 태블릿PC 등 반도체 수요처 대부분이 출하량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스마트폰은 하반기 들어 전망치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한자릿수 후반대 역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PC도 10% 가까운 역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3분기 고정거래가격도 상승 전환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의하면 PC용 D램  범용 제품인 DDR4 8Gb(기가바이트) 고정거래가격은 하락세를 거듭하며 1.30 달러가지 떨어졌다. 올해 초(3.36 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3분의 1 가격이다. 

    다만 4분기 말부터 업황 회복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감산 효과와 함게 구매자들의 재고 수준도 바닥이 형성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부터 감산에 돌입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감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 감산 폭은 현재 지난해 말 대비 30%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재고 정리가 시급한 낸드 위주로 생산량 하향 조정을 크게 가져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낸드 감산 폭이 지난 2분기 말 25%에서 오는 4분기 35%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50% 이상 줄인 데 이어, 레거시(구형) 제품 위주로 감산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상황이다. 삼성 갤럭시Z5와 아이폰15를 비롯한 모바일 신제품의 출시 효과에 더해 노트북·태블릿 같은 개인용 정보통신(IT) 기기 수요가 회복되고 있는 것 또한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서버 기업들을 중심으로 DDR5 등 최신 반도체 제품들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DDR5 제품 가격이 3~8%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D램 시장 가격의 선행지표인 현물(스팟) 가격은 하반기 들어 낙폭이 둔화되며 상승 전환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D램 가격이 바닥을 형성했다고 보고 수요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대비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재고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황은 내년까지 상승 사이클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은 올해 말 바닥을 찍고 내년부터 개선될 것"이라며 "반도체 업계의 감산한 효과와 함께 데이터, 자동차 등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