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16일 B2B 화물중개 플랫폼 공개국내 화물운송 시장 '37조원' 평가... 뚜렷한 강자 없어SKT '티맵화물', 카카오모빌리티와 '3파전' 예상
  • ▲ 임장혁 LG유플러스 전무∙기업신사업그룹장ⓒ김병욱 기자
    ▲ 임장혁 LG유플러스 전무∙기업신사업그룹장ⓒ김병욱 기자
    LG유플러스가 화물운송 중개 플랫폼 ‘화물잇고’를 이달 출시한다. 국내 ‘미들마일’ 시장이 37조로 추산되는 가운데 시장에 먼저 진출해있는 티맵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와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LG유플러슨 16일 서울 용산구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물 접수, 배차, 운송, 정산 등을 하나의 디지털 플랫폼에서 해결할 수 있는 ‘화물잇고’를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티맵이 지난 6일 화물운송 중개 사업의 가치를 3년 내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지 약 열흘 만에 개최됐다.

    미들 마일(middle mile)이란 제조업체로부터 상품을 수거하는 단계인 ‘퍼스트 마일’, 최종 고객에게 배송하는 단계인 ‘라스트 마일’의 중간 단계를 지칭한다. 주로 판매자로부터 물류센터까지의 B2B간 운송을 의미한다.

    미들마일 시장은 통계청 추산 37조에 육박하는 큰 시장 규모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아날로그의 땅’이라 불린다. 게시판 수준의 화물 정보망, 전화 접수 및 운송장 수기 작성, 프로세스 없는 배차 시스템 등 영세사업자들을 중심으로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배차 오류, 화-차주간 분쟁, 정산 지연 등의 문제가 많았다.

    LG유플러스는 아날로그 화물시장의 비효율과 정보 비대칭을 개선해 고객들에게 택배 수준의 편의성과 신뢰로 화물시장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중대형 주선사와 운송사를 찾아가 현장을 조사하고, 서비스 출시에 앞서 수개월에 걸쳐 실제 고객들을 대상으로 화물잇고의 실증 서비스를 진행했다.

    함께 실증에 참여한 최승락 강동물류 회장은 “기존에는 배차 담당자와 차주가 매번 전화로 소통하고 운행 종료 후에는 엑셀로 결과를 정리해왔는데 플랫폼을 사용하니 업무량과 소요시간이 확연히 줄었다”며 “화물잇고가 국내 주선사들과 차주들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켜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화물잇고의 특징은 크게 네 가지다. 먼저 주선사에 스마트 배차 관리 및 실시간 운송 관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선사들이 전용 웹을 통해 화물을 등록하면 실시간 배차 요청 알림, 최적 운임료 측정, 실시간 운송 트래킹, 화주사 별 화물 트래킹 Map 등이 제공되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배송이 가능해진다.

    또 빠른 정산 및 편리한 실적 관리 시스템을 제공한다. 원클릭 운송료 카드 결제, 각종 거래 내역서 다운로드, 실시간 대시보드를 통한 월별 레포트 등을 통해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던 운송 후 후속 업무를 일원화, 간소화 해 주선사의 업무 효율화를 돕는다.

    아울러 차주 고객에는 최적의 화물 배차 시스템을 제공한다. AI를 기반으로 차주의 특성을 분석해 최적 화물을 추천하고, 내 주변 화물 추천을 통한 하루 최적 업무 스케줄 제안, 운행기록 관리 기능으로 비효율을 개선했다. 화물·운송 상호 평가 시스템으로 불량화물이나 상습 운임미지급 화물은 필터링 할 수 있게 했다. 기존 시장의 선착순 배차와 일방향 오더와는 달리 화물잇고의 최적 화물 배차 기능으로 차주들의 수익성 관리가 용이해진다.

    마지막으로 화물잇고는 업계 최초로 화물차 전용 내비게이션 기능을 통합했다. 지오펜싱 기술이 적용된 실시간 내비를 통해 유턴 불가 구간, 좁은 길 회피, 터널·교량 높이 제한을 고려한 최적의 화물 길을 제안하고 물류센터 내 정확한 상·하차지의 위치까지도 알려준다. 차주는 불필요한 운행 시간을 줄여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지오펜싱이란 사용자의 위치를 분석해 특정 위치에 도착하거나 벗어나는 것을 알려줄 때 사용되는 기술

    미들마일 시장은 지난해부터 IT 기업들이 화물 중개 서비스를 출시하며 시장에 진입했지만 아직 뚜렷한 선도 사업자는 없는 상황이다. 화물 중개업의 특성상 빠른 물류 네트워크 및 인프라 구축이 시장 선점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인만큼 LG유플러스는 기존 시장의 전통적 사업 강자들과 손을 잡는 방법을 택했다.

    LG유플러스는 서비스 출시에 앞서 강동물류, 디버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강동물류의 경우 700여대의 운송 차량과 매출 300억원 이상 규모로 상위 5%에 속하는 화물 운송 중개 기업으로 전국 물류 네트워크를 통한 고객 확보에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라스트마일 디지털물류 스타트업인 디버는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로 탄탄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강동물류와 디버는 화물잇고의 플랫폼 파트너로서 고객 확보 영역과 운송 최적화 영역을 지원한다. LG유플러스는 물류 시장 운영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가진 전통적 플레이어를 플랫폼으로 끌어들여 운영 경험을 공유하고 고객을 신속하게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안전하고 빠른 정산을 위해 신한카드와도 손을 잡았다. 기존 화물시장에서는 화주-주선사-차주에 걸친 복잡한 대금 지급으로 인한 정산 지연이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화물운전자 복지카드 발급 1위인 신한카드와 함께 화물 운송료 전용 결제카드를 도입해 주선사가 당장 현금이 없거나 화주에게 정산받기 전이라도 운임료 선정산을 가능하게 해 편의성을 도모한다.

    LG유플러스는 항후에도 다양한 파트너사들과의 전략적 협업을 확대해 전국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 플랫폼을 빠르게 성장시켜 나간다는 목표다. 각 영역별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모든 플레이어들이 상생 가능한 물류 생태계를 구축해 시장을 선도할 방침이다. 

    가능성이 큰 시장을 두고 거센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LG유플러스는 화물잇고 출시 초기에는 고객들에게 별도의 비용을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이용자 부담을 줄이고 플랫폼 이용률을 높여 시장에 빠르게 안착한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반으로 플랫폼을 빠르게 성장시켜 3년 내 1500억원 이상 매출 규모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임장혁 LG유플러스 전무∙기업신사업그룹장은 “커넥티드 카, C-ITS·자율주행 등 다양한 B2B 모빌리티 분야에서 쌓아온 DX 경쟁력에 더하여 업계 전문 파트너사의 역량을 활용하면 경쟁사 보다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화물 정보 포탈 서비스이자 강력한 DX 플랫폼인 화물잇고를 통해 상생하는 화물 시장 생태계를 빠르게 조성하고 아날로그 시장에 물류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