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병원공급에 500명 사망 '중동리스크' 격화국제유가 90달러 재진입…확전시 150달러까지 급등할수유연탄·시멘트값 인상에 공사비↑…금융지원 효과 '뚝'건설업계 "기존사업장 유지도 벅차"…부실기업 증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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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간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전국 건설현장에 비상이 걸렸다.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병원 공습으로 최소 500명이 사망하는 등 전쟁이 더욱 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건설업계에선 유가 인상으로 자잿값이 연쇄 폭등하는 '워플레이션(Warflation)'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건설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하고 있지만 정부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당장 지난달 발표한 '9·26 공급대책'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리스크'로 자잿값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경우 정부의 금융지원 '약발'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 이란, 시리아 등 다른 중동국가로 확전될 경우 90달러에 재진입한 유가가 100~15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점쳐진다.특히 하마스 배후로 지목된 이란이 참전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 유가가 더욱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유가 인상은 시멘트 등 건설 자잿값을 높여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 건설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보통 유가가 뛰면 유연탄 가격이 함께 인상된다. 유연탄은 시멘트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핵심 연료다. 결과적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 유연탄·시멘트값 상승과 그에 따른 공사비 인상을 야기해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 공급시장 위축 등을 야기할 수 있다.이미 시멘트값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1년 초 t당 7만5000원이었던 시멘트값은 올해 7월 기준 12만원 수준으로 급등했다.'중동 리스크'로 인한 자잿값 추가 인상이 예고되면서 정부가 내놓은 '9·26 공급대책' 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대책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보증 규모와 한도를 확대해 건설사들의 유동성을 지원함으로써 꽉 막힌 주택 공급 '혈'을 뚫어주는 것이 핵심이다.PF대출 보증 대출한도를 전체 사업비 50%에서 70%로 늘려 사업자 추가자금 확보를 지원한다. 또 시공사 도급순위, 자기자본 선투입 요건 등 PF보증 심사기준을 완화해 보증대상 사업장을 확대한다.재구조화 사업장에 신규자금을 공급하는 PF정상화 펀드를 1조원에서 2조원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부실 사업장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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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급대책 발표 당시부터 업계에선 고금리·원자잿값 인상 등 통제 불가능한 외부요인 영향이 커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이런 가운데 자잿값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자 일각에선 대책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유가 인상으로 단순히 레미콘·시멘트 가격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자재 운송비 등 부수적인 비용 부담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뛰고 있다"며 "수주한 사업장을 유지하는 것조차 벅찬 상황에 정부의 금융 지원이 제대로 효과를 나타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유동성을 지원해도 건설사 입장에선 조합과의 갈등이나 미분양에 대한 우려 탓에 신규 사업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실제로 건설사들의 자잿값 부담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예컨대 올해 도시정비사업 1위를 기록중인 포스코이앤씨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1㎥당 레미콘 단가는 2021년 6만8000에서 지난해 7만6900원, 올해 상반기 8만4900원으로 급격하게 올랐다.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늘어난 대출이자와 자잿값 부담 탓에 전국적으로 부실 사업장들이 늘고 있다"며 "금리나 유가 등 통제 불가능한 요인이 그대로인데 무턱대로 금융지원만 늘리면 오히려 부실 사업장이 우후죽순 증가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PF대출 보증 확대나 금융지원 확대는 현 시점에서 필요한 정책"이라면서도 "다만 부실사업장까지 무차별 지원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우량사업장을 선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