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최고라는 목표 설정하고 반드시 달성""미래에 대한 상상력-통찰력 보유… 韓 나아갈 길 제시"노키아 몰락 비교… "남다른 안목과 실행력이 삼성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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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신경영을 연구하면서 감명 깊었던 부분은 그동안 삼성이 하지 못했던 분야에 진출해 단순히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아닌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했다는 점이다."로저 마틴 토론토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18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경영 혁신에 나선지 30주년이 되는 해로서 고인의 리더십과 사회공헌, 삼성의 신경영을 재조명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이날 행사에는 김재구 한국경영학회장,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국내외 석학들과 삼성 관계사 임직원 등 총 300여명이 참석했다.마틴 명예교수는 미국 프로야구의 전설 베이브 루스(본명 조지 허먼 루스 주니어)의 유명한 일화를 예로 들며 이 선대회장은 실천하는 모범적인 리더십을 보였다고 언급했다.베이브 루스는 1932년 시카고 컵스와의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역전 홈런을 쳤는데 이 홈런을 치기 전에 방망이로 펜스를 가리켰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유명하다.로저 마틴 명예교수는 "베이브 루스의 예고 홈런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오만한 사람이 기억될 수 있었지만 이를 실현해 냈다"며 "이건희 회장은 삼성이 하지 못했던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고 달성해서 인상깊었다"고 말했다.이에 그는 이 선대회장을 전략 이론가이자 통합적 사상가로 평가했다.마틴 명예교수는 "이 선대회장은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통찰력을 보유한 전략 이론가였다"며 "통합적 사고에 기반해 창의적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능력을 갖춘 통합적 사상가였다"고 했다.이어 "삼성은 무엇을 할수 있는 가 보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된다"며 "기업은 규모가 커질수록 너무 많은 산업에 진출해서는 안되며 그중에서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스콧 스턴 MIT 경영대 교수도 이 선대회장은 경제·지정학적 불확실성 시대에 '가능성을 넘어선 창조'는 삼성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특히 산업 대전환 시기를 기회로 삼은 이 선대회장의 남다른 안목과 발빠르게 대응한 실행력을 높게 평가했다.그러면서 대표적인 사례로 노키아의 몰락을 꼽았다. 노키아는 경영학 교과서에 반면교사로 종종 언급된다. 노키아는 한 때 전 세계의 모든 휴대전화를 다 집어 살킬 만큼 막강한 위력을 보였다. 실제로 최초의 스마트폰인 애플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지 4년 후인 2011년까지 판매 대수 기준으로 세계 1위를 지켰다.그러나 애플과 삼성전자 등에 비해 스마트폰 개발에 소극적이었고 시장 흐름을 놓친 탓에 결국 지난 2013년 휴대전화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하며 화려한 영광을 뒤로 하게 됐다.그러나 삼성전자는 발빠르게 스마트폰으로 전환했고 이제는 스마트폰 선구자인 애플을 넘어 세계 1위를 올라섰다는 것이다. 또한 TV와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우도 일본의 소니와 파나소닉 기술의 벽에 막혀 있을 투자를 늘리고 가전제품을 예술로 승화하는 전략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고 설명했다.스콧 스턴 교수는 "삼성은 어떻게 이런 전환을 이룰 수 잇었을까"라며 "이건희 선대회장은 단순히 기술적 성과가 아닌 혁신과 디자인으로 전환을 통해 대단한 성과를 기록했다"고 했다.또한 "일본 업체들이 다른 기술을 타진할때도 이 선대회장은 현명하게 투자를 더 늘리고 글로벌 사업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며 "이를 통해 삼성이 세계 최고 디스플레이 업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고 말했다.이어 "이 선대회장은 선견지명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자원과 투자를 통해 유형의 기술로 만들었다는 것"라며 "삼성이 인재에 투자하는 것도 이와 이런 경영활동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