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식품 베버리지마케팅2팀 이재익 과장 인터뷰'맥심골목' 무대 군산, 근대 역사 문화의 흔적과 현재가 공존하는 지역'로컬힙'으로 다양한 연령에 인기 … "지역에 녹아드는 브랜딩 지속할 것"
  • ▲ 동서식품 베버리지마케팅2팀 이재익 과장이 '맥심골목' 기획 배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동서식품 베버리지마케팅2팀 이재익 과장이 '맥심골목' 기획 배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차별화된 콘텐츠가 없으면 생존하기 어렵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지역(Local)과의 협업(Collaboration)이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식품에 그치지 않고 관광, 문화, 기업의 창의력을 결합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수도권 집중과 지역 간 불균형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된 지금, 이러한 협업은 지역과 기업 간 상생을 위한 기회이자 지속 가능한 새로운 경제 모델로 더욱더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자주]

    '로컬라보(local+collaboration)'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 바로 동서식품이다. 동서식품은 2015년 모카다방을 시작으로 제주, 성수, 해운대 등 다양한 지역을 무대로 한 체험 마케팅을 전개해왔다. 다섯 차례의 팝업스토어에 약 36만명의 인원이 몰리며, 동서식품은 각 지역의 매력과 어우러진 브랜드 가치를 새롭게 정립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전라북도 군산에서 진행한 '맥심골목'은 한 달만에 12만명의 방문객을 모으며 세간의 화제가 됐다. 최단 기간, 최다 방문 기록 경신이다. 한남동 맥심플랜트에서 '맥심골목'을 기획·진행한 베버리지마케팅2팀 이재익 과장을 만나 행사 기획부터 마무리, 추후 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재익 과장은 "'맥심'은 40여년의 역사를 가진 브랜드이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브랜드"라며 "그렇기에 더더욱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기회를 늘리고 정서적으로 가깝게 다가가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맥심'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커피믹스 브랜드로 익숙하지만, 커피믹스 뿐 아니라 솔루블(알갱이 커피), R&G(Roasted·Ground coffee), RTD(Ready to Drink), 플래그십 스토어인 이태원의 맥심플랜트까지 다양한 카테고리를 포함하는 브랜드다. 

    이 과장은 "소비자 및 방문객과의 소통을 늘리는 동시에 맥심이 다양한 커피경험을 제공하는 마스터브랜드임을 알리고자 맥심골목을 기획하게 됐다"며 "이전까지 '모카' 브랜드를 중심으로 커피믹스에 한정해 체험 마케팅을 진행했다면, 2024년부터는 '맥심' 브랜드 전체로 영역을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 ▲ 동서식품이 전북 군산서 진행한‘맥심골목’ 팝업스토어 ⓒ동서식품
    ▲ 동서식품이 전북 군산서 진행한‘맥심골목’ 팝업스토어 ⓒ동서식품
    '맥심골목'은 '모카라디오' 이후 5년만에 전개된 브랜드 체험 행사다. 그렇기에 동서식품에 있어 '맥심골목'은 굉장히 부담되는 행사이면서 각별히 중요했다. 기획·준비 과정에서 가장 집중했던 부분은 '메시지'와 '차별성'이다. 

    이 과장은 "메시지의 경우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모티브를 얻었는데, 행복은 크고 강렬한 기쁨의 순간에서 오기보다는, 소소하지만 가치있는 작은 기쁨의 순간들이 쌓여 총량이 늘어난다는 것"이라며 "맥심골목 내 공간들에서 자유롭고 다양하게 이어지는 체험들이 이 메시지를 적합하게 구현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차별성을 위해서는 지역 선정에 무게를 뒀다.

    이 과장은 "성수동과 같이 범람하는 팝업스토어의 공간을 벗어나 맥심, 맥심골목의 메시지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공간을 찾았다"며 "이에 더해 해당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더 큰 그림도 그려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군산을 브랜드 체험공간으로 선정한 이유는 '우리나라 근대역사문화의 흔적들과 현재가 공존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군산에는 근대역사박물관을 비롯해 부잔교, 근대미술관 등 문화유산이 다수 자리한다. 

    '초원사진관' 등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는 현재까지도 다수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으며 사진 명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동서식품은 군산이 '여러 세대가 방문해 공유하는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가기에 좋은 곳'이라고 판단했다. 군산만이 가진 분위기, 감성과 개성도 지역 선정에 큰 몫을 했다. 
  • ▲ 한 달 간 진행된 '맥심골목'의 총 방문자 수는 12만명에 달했다. 골쪽 한쪽 공간에 들어선 '맥심놀이터' 전경. ⓒ동서식품
    ▲ 한 달 간 진행된 '맥심골목'의 총 방문자 수는 12만명에 달했다. 골쪽 한쪽 공간에 들어선 '맥심놀이터' 전경. ⓒ동서식품
    이 과장은 "맥심골목을 준비하면서 군산만의 감성을 최대한 살리는 동시에 맥심 을 브랜딩하는 작업, 소위 '로컬힙(local Hip)'을 구현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월명동 달빛마을 일대 골목 로컬상점들은 맥심의 브랜드 체험공간으로 완벽히 변신했다. 

    원두커피와 다과를 즐길 수 있는 ‘맥심방앗간’, 타로점을 콘셉트로 한 ‘맥심운세’, 맥심 커피믹스의 대표 제품인 모카골드, 슈프림골드, 화이트골드로 만든 한정 메뉴를 즐길 수 있는 '맥심슈퍼'를 비롯해 골목 한쪽 야외 공간에는 ‘맥심놀이터’가 들어서 실시간으로 방문객들의 추억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 과장은 "월명동 분위기와 효율적 동선, 주민분들의 적극적 도움 등의 영향으로 방문객이 빠른 속도로 늘기 시작했다"며 "오픈 전 대기인원이 100명 이상이 되는 날도 많았다"고 했다.

    실제 한 달 간 진행된 '맥심골목'의 총 방문자 수는 12만명에 달했다. 목표 방문자 수 8만명을 가뿐히 뛰어넘은 것은 물론, 과거 평균 2달여간 진행한 '모카'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도 한 달 내 최다 방문객을 경신했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평일 기준 2030세대 방문객이 51%에 달할 정도로 젊은 층에게 인기였으나, 옛 감성을 그리워하는 40대 비중 또한 33%에 이르렀다. 

    이 과장은 "특히 '맥심슈퍼'의 경우 평범할 수 있는 커피믹스를 '인절미 소이라떼' 등 새로운 레시피로 다양하게 제공했는데, 방문객들에게 맛있다는 칭찬을 많이 받아 인상 깊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열린 쉼터 개념으로 '맥심놀이터'를 꾸몄는데, 방문객분들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업로드한 수많은 사진들을 보면서 맥심골목이 이야기하고자 했고 바랐던 소소한 행복의 순간들, 그 속의 맥심을 볼 수 있어서 내부적으로도 감동했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 ▲ 한 달 간 진행된 '맥심골목'의 총 방문자 수는 12만명에 달했다. ⓒ정상윤 기자
    ▲ 한 달 간 진행된 '맥심골목'의 총 방문자 수는 12만명에 달했다. ⓒ정상윤 기자
    '맥심골목' 이후 군산 지역경제도 한층 살아났다. 오래된 골목 곳곳은 맥심 브랜드 색과 벽화로 채워졌고, 방문객들은 이곳을 찾아 경험과 추억을 쌓았다. 동서식품과 협업한 상점 뿐 아니라, 인근 상점을 찾는 이들의 발길도 크게 늘며 상권이 활기를 찾았다. 

    지역에 녹아드는 브랜딩을 위해 노력하다보니, 자연스레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협업이 이뤄졌다. 또 체험 종료 후에도 벽화 등의 형태로 현장의 맥심 브랜딩 일부가 유지되다 보니,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행사에 그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동서식품 설명이다. 

    동서식품은 앞으로도 지역과의 협업을 통한 상생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이 과장은 "브랜드 인지도와 파급력을 감안했을 때, 시류와 트렌드에 휩쓸리기보다는 브랜드의 메시지를 충실히 잘 전달할 수 있는 지역을 우선적으로 감안하고 있다"며 "브랜드 체험 활동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내부적으로 여러가지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맥심은 소소하지만 가치있는 기쁨의 순간들을 계속 쌓아올려 행복을 만들어가는 '매개'이자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 ▲ 동서식품은 앞으로도 지역과의 협업을 통한 상생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정상윤 기자
    ▲ 동서식품은 앞으로도 지역과의 협업을 통한 상생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