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목동점, 업계 최초의 굴착기 팝업스토어 진행주거지역 밀집된 목동 상권에 이례적 ‘굴착기’ 판매사촌 정지선 회장-정기선 부회장 우정을 배경으로 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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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는 다소 생뚱맞은 풍경이 펼쳐졌다. 백화점 입구 앞에 굴착기 두 대가 팝업스토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것. 팝업스토어 안내판을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공사 현장으로도 보일법한 모습이었다.고급·명품 브랜드의 대명사인 백화점에서 굴착기를 직접 전시하고 판매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팝업스토어가 성사된 배경으로 범(凡) 현대가 3세 간의 우정을 꼽기도 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은 사촌지간이다.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전기굴착기, 미니굴착기를 전시,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전례가 없는 이벤트다.굴착기가 백화점에서 판매된 것도 이례적이지만 실외, 실내 동시에 팝업스토어 연 것도 이례적이다.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자산가들이 백화점의 주요 고객층이다 보니 정원을 가꾸는 주택 수요자 등이 (굴착기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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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스토어는 백화점의 꽃으로 꼽힌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백화점의 고소득층 고객에게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으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백화점 입장에서는 고객의 방문과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통상 백화점은 팝업스토어의 매출 일부를 수수료로 챙긴다. 그야말로 ‘윈윈’이다.주목할 점은 이번 굴착기 팝업도 ‘윈윈’으로 이어지냐는 점이다.
목동 상권은 오피스, 주거지역이 밀집돼 있고 특히 학원이 많아 MZ세대 수요가 높다. 현대백화점이 올해 상반기 목동점 리뉴얼 과정에서 MZ전문관을 선보이고 새로운 브랜드를 대폭 늘린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지금까지 목동점에서 이뤄진 주요 팝업스토어도 MZ세대 중심의 먹거리, 패션아이템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다소 뜬금없는 굴착기 팝업이 성사된 배경을 두고 범현대가 3세의 우정을 꼽는다.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은 모두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손자로 사촌지간이다. 둘 사이 10살의 터울이 있지만 개별적인 저녁식사 자리를 갖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업종도 다르고 지분관계도 전무한 특성상 두 그룹 사이 교류는 거의 없었지만 최근 분위기는 달라지는 중이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 현대홈쇼핑은 지난 7월에도 HD현대인프라코어의 굴착기 판매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다. 이 역시 홈쇼핑 역사상 최초의 굴착기 판매 방송이었다.이런 범현대 3세의 끈끈함이 성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현장에서 직접 판매가 아니라 구매의사 있는 고객에게 상담을 접수해 대리점과 연결하는 방식이라 아직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한 판매량이 집계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