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홍콩 H지수 ELS 16조 판매내년 상반기 손실확정시 최대 3조원국민은행 7조6695억원 판매… 손실우려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면서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가운데 이 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내년 초 만기가 돌아오는 H지수 ELS의 손실이 그대로 확정되면 또 한차례 은행과 투자자간 분쟁이 우려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홍콩 H지수 관련 ELS에 대한 손실 현황과 대응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KB국민은행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중이다. 

    ELS 상품은 6개월 단위로 기초자산(주가)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준을 충족하면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고, 충족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연장된다. 만기는 통상 3년이다. 

    녹인형 상품의 경우 가입 당시보다 절반 아래로만 떨어지지 않으면 원금+이자(수익률)가 보장돼 중위험 상품임에도 은행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들은 홍콩H지수가 1만2000을 넘었던 2021년초 판매됐다. 그러나 홍콩H지수가 2021년 상반기 고점 대비 반토막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대부분 기초자산 가격변동으로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상환에 실패한 상태다. 이날 기준 홍콩H지수는 6171.01이다. 

    금융권 전체 홍콩 H지수 관련 ELS(ELF‧주가연계펀드 포함) 판매 잔액은 20조5000억원으로 이중 은행 판매액은 16조1973억원으로 전체의 79%에 달한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 연계 ELS(ELF‧주가연계펀드 포함) 관련 상품은 8월말 기준 14조8775억원 규모다. 

    홍콩 H지수 관련 ELS 은행별 잔액은 KB국민은행이 7조6695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은행(2조3701억원), NH농협은행(2조1310억원), 하나은행(2조856억원), 우리은행(408억원) 순이다. 

    녹인 배리어(원금손실 발생구간)에 들어간 금액은 4조9288억원인데 이 중 4조9273억원이 국민은행에서 발생했다. 국민은행은 2020~2021년 녹인형 ELS를 집중적으로 판매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녹인 구간에 들어선 ELS 물량의 85.6%인 6조원이 대부분 내년 상반기에 만기를 맞는다. H지수가 이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된다면 2조5000억원에서 3조원까지 손실이 발생한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금감원은 수조원의 손실이 기정사실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상품을 가장 많이 팔았던 국민은행에서 손실가능성 규모와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의무 이행 등에 대한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 손실이 확정되면 과거 은행들이 판매했던 사모펀드의 환매중단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감원은 이번 홍콩H지수 ELS 판매와 관련해 불완전판매 등 위법여부를 조사‧점검하고,  분쟁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