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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공포가 올해 내내 식품·외식업계를 강타했다. 원재료값, 인건비, 물류비 상승 등이 지속되며 각종 가공식품과 외식비 가격 인상과 철회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로봇‧무인 열풍이 불기도 했다. 올해를 달군 식품·프랜차이즈업계 10대 뉴스를 살펴봤다.
◇ "가격 인상 불가피하지만"… 빠른 '철회' 나선 식품기업
상반기부터 가공식품 관련 가격 인상 결정과 철회 소식이 연이었다. 정부에서 물가 안정을 위해 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거듭 당부한 것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CJ제일제당은 3월부터 가쓰오우동, 얼큰우동, 찹쌀떡국떡 등의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9.5% 인상할 예정이었지만 철회했다. 고추장 등 조미료와 장류 가격 인상 계획도 철회했다.
12월부로 가격인상을 계획했던 식품∙편의점업계는 정부의 물가안정 동참을 명목으로 줄줄이 철회를 결정했다. 롯데웰푸드는 소시지 제품인 ‘빅팜’의 편의점 가격 인상을 철회했다. 오뚜기 역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카레와 케첩 등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취소했다.
풀무원 또한 편의점에서 판매 중인 초코그래놀라 등 유음료 3종 가격을 올릴 계획이었지만 편의점에 인상 계획 철회를 통보했다. 편의점 업계도 인상하려던 PB(자체브랜드) 우유가격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
◇ 원윳값 인상이 쏘아올린 '밀크플레이션'
낙농진흥회는 낙농가의 생산비 상승을 반영해 10월1일부터 우유에 사용되는 원유 기본가격을 L당 88원(8.8%) 올렸다. 이로 인해 주요 기업 유제품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서울우유는 10월부터 흰우유 '나100%' 200㎖ 편의점 가격을 1100원에서 1200원으로 9.1% 인상했다. 남양유업도 10월부터 '맛있는우유GT' 가격을 올렸다.
매일유업도 우유, 가공유, 발효유, 치즈 등의 유제품 가격을 순차적으로 인상했다.
빙그레는 대표 가공우유 '바나나맛우유(240㎖)' 편의점 가격을 11월1일부로 기존 1700원에서 1800원으로 100원(5.9%) 인상했다. 흰우유 '굿모닝우유(900㎖)'와 '요플레 오리지널'도 각각 5.9%, 8.6% 가격이 올랐다. '투게더' 등 홈류 아이스크림 가격도 11월부터 편의점 기준 판매가격이 8.9% 인상됐다. -
◇ '소금 사재기' 불러온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공포
일본이 지난 8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해양 방류를 예고함에 따라 식품업계에 '소금 대란'이 불거졌다. 6월경부터 소비자이 불안을 호소하며 소금 사재기에 나선 것.
식염류 1위 제조사 대상 식품몰에서는 소금 품귀현상이 일어났고 오픈마켓쿠팡에서는 '청정원 천일염 가는소금 1kg 정가가 602%까지 뛰었다. 6월1일부터 14일까지 이마트에서는 천일염 매출이 118.5% 상승했다. -
◇ "고물가에 구내식당 인기" 단체급식업계 실적 '훨훨'
외식 물가 급등으로 인한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에 구내식당을 찾는 발길이 늘며 단체급식업계가 실적에 날개를 달았다.
CJ프레시웨이의 올 1~3분기 식자재유통사업과 푸드서비스사업의 매출은 1조7002억원, 53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27.1%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 올 1~3분기 단체급식 매출은 6739억원으로 전년보다 20.2% 성장했다. 특히 오피스군의 3분기 단체급식 매출은 전년 대비 38% 신장했다.
아워홈도 오피스가 밀집해 있는 강남과 여의도 지역 구내식당의 올 1~3뷴가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4.8%, 29.1% 증가했다. 이 기간 식음료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
◇ ESG경영 빛 발한 식품업계
식품업계가 올해 우수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평가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다수 기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등급 획득에 성공했고,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기업들도 등급 개선에 성공했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CJ제일제당·대상·빙그레·CJ프레시웨이·매일유업·오리온·풀무원·삼양식품·신세계푸드 등 다수 식품기업이 올해 평가에서 A(우수)등급을 받았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지난해 B+(양호)등급에 그쳤지만 올해 한 단계 상승한 A등급 획득에 성공했다. 삼양식품 또한 지난해 B+에서 A로 등급이 올랐다. -
◇ '가치소비' 는다… 대체육 키우는 식품기업
식품업계가 대체육 사업규모 확장에 나섰다. 가치소비,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다.
주요 기업들은 올해 식물성 캔햄을 연달아 선보이며 경쟁에 나섰다. 지난 3월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 '마이플랜트'를 론칭하며 대체식품 시장에 본격 진출한 동원F&B는 8월 식물성 캔햄 ‘마이플랜트(MyPlant) 오리지널’을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은 11월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을 통해 국물요리, 캔햄, 너겟 등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신세계푸드는 2021년 7월 론칭한 대안육 '베러미트' 사업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콜드컷 슬라이스 햄·식물성 런천 캔햄·소시지 패티·프랑크 소시지·미트볼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풀무원은 대체육과 배양육(동물의 줄기세포를 활용해 제조한 고기) 분야를 회사 핵심 사업으로 정하고 이를 위해 지난 4월 조직개편을 시행하는 등 힘을 싣고 있다. -
◇ 버거 팔고 라면 팔고… 외식 포트폴리오 다각화
외식 프랜차이즈업계가 사업 보폭을 넓힌다. 소비자 입맛 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주력 사업만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위기의식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너시스BBQ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애견카페 피터펫을 준비 중이다. 푸라닭 치킨을 운영 중인 아이더스코리아는 버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본죽의 운영사 본아이에프는 라면 브랜드 멘지의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
◇ 인건비 등 높아지는 고정비… 로봇‧무인 대세
인력난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면 외식업계가 푸드테크를 강화하고 있다. 조리용 로봇을 도입하며 가맹점 운영 효율성 높이기에 나선 것.
교촌치킨의 조리로봇은 지난해 11월 테스트를 시작으로 올 초부터 가맹점 4곳에 도입돼 사용 중이다. 바른치킨, 자담치킨 등이 조리 공정을 자동화한 로봇을 활용해 치킨을 조리한다. 고피자에서는 고봇 스테이션을 활용해 피자를 조리한다. 로봇초밥마켓에서는 로봇으로 초밥을 조리하기도 한다. -
◇ K-치킨 "해외로 해외로"
치킨 프랜차이즈업계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신규 출점과 매출 증가세가 한계에 다다르자 해외진출과 신사업부문 수익화에 몰두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BBQ는 최근 코스타리카 수도 산호세에 매장을 열었다. 미국·캐나다·독일·대만·일본·필리핀·베트남 등 현재 세계 57개국에서 700개 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교촌치킨도 올해 9월에는 하와이에 교촌치킨 1호점을 오픈했고, 11월에는 대만 2호점을 오픈했다. bhc치킨은 올 하반기에 말레이시아 4~6호점을 연이어 출점했다. -
◇ WHO 아스파탐 발암물질 선정에 식품업계 전전긍긍
설탕을 대체해 사용되는 인공 감미료 중 하나인 아스파탐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가능물질(2B)로 분류하면서 식품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이에 음료·과자 등에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일부 업체는 다른 감미료로 대체할 것을 검토했다. 아스파탐의 위해성 여부와 관계없이 2B군 분류만으로 소비자 불안이 커지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것이다. 다만 아스파탐의 유해성 논란이 확산되자 당시 식약처는 "적정량을 섭취하면 무해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