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원 사장, 솔리다임 대표 유임…낸드개발 수장 최정달 부사장도 자리 지켜흑자전환한 D램 대비 낸드 적자 '여전'...실적악화에도 리더 유지내년까지 이어지는 불황에 안정 추구…업턴 대비한 사업전략 수립 '특명'
  • ▲ 노종원 솔리다임 대표이사 사장 ⓒSK하이닉스 뉴스룸
    ▲ 노종원 솔리다임 대표이사 사장 ⓒSK하이닉스 뉴스룸
    SK하이닉스가 올해 악화된 낸드 플래시 사업 실적에도 수장 교체에 나서지 않고 업황 회복 대비에 나선다. 인수한지 3년차인 솔리다임도 수조 원대 누적 적자에도 불구하고 노종원 사장 체제를 이어간다.

    8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전날 진행한 2024년 임원인사에서 낸드사업 관련 부서 수장들을 유임했다. 내부적으로는 낸드개발담당을 맡고 있는 최정달 부사장이 유임됐고 2년 전 인수한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사업) 대표를 맡고 있는 노종원 사장도 유임이 결정됐다.

    이 같은 인사 결정을 두고 반도체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낸드사업에서 수장 교체 없이 안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반의 불황으로 실적이 악화되긴 했지만 다시 업턴이 도래할 때에 대비하기 위해 리더십을 유지하는 방향에 힘을 실은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 다운턴이 시작되면서 특히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몸살을 앓았던 낸드사업은 올해 SK하이닉스 실적 악화의 주범으로 꼽혔다.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한 이후 올 3분기 D램 사업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낸드사업은 적자를 벗어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적어도 내년 말까지 낸드시장 불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당초 재계에서 SK그룹이 이번 인사를 통해 부회장단 퇴진에 더불어 리더들을 상당수 교체하고 임원 수를 대폭 줄일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고 SK하이닉스도 이 같은 분위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다수였다. 특히 실적이 좋지 않았던 올해 상황에선 사업부 수장을 비롯한 리더들이 대거 교체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SK하이닉스는 수장 교체라는 강수를 쓰기보단 기존 책임자들을 유임해 업황 회복 이후 수익성 회복 전략을 세우는데 중점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D램과 낸드 모두 지난 3분기에 가격이 바닥을 찍고 소폭이나마 회복세로 돌아선 상황이라 내년 시장 분위기가 급변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기존 리더십을 이어가는 이유로 거론된다.
  • ▲ 최정달 SK하이닉스 낸드개발 담당 부사장 ⓒSK하이닉스 뉴스룸
    ▲ 최정달 SK하이닉스 낸드개발 담당 부사장 ⓒSK하이닉스 뉴스룸
    각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박정호 부회장이 2선으로 후퇴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사를 통해 박정호 부회장이 각자 대표에서 물러나 부회장으로서 글로벌 AI 얼라이언스(Alliance) 활동 등에 주력하고 미래사업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밝혔다. 곽노정 사장 단독 대표 체제가 시작되면서 기존 임원들은 유임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2년 전 인수 이후 누적 적자만 7조 원에 달하는 솔리다임에도 리더십에 큰 변화를 가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노종원 사장은 솔리다임 인수 주역 중 한 명으로, 지난 5월 데이비드 딕슨 대표와 함께 솔리다임 각자 대표로 선임됐다. 노 사장은 SK텔레콤, SK하이닉스에서 사업전략 수립과 인수합병(M&A) 등을 주도한 인물이지만 솔리다임으로 넘어가 인수 후 통합 작업에 책임을 지고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는 임무를 맡은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품에 안긴 이후에도 몇 차례 대표 교체가 있었던 솔리다임의 경우 노 사장을 중심으로 한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대규모 적자로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솔리다임이 내년에도 노 사장을 중심으로 경영 효율화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